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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3일 “착한 기업은 왜 오래 기억될까 -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기업의 얼굴” <김 현 철 죽호학원 이사장>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요즘 기업들은 착해야 살아남는다”고. 하지만 그 말 속에는 하나 더 중요한 질문이 숨어 있습니다. 그 ‘착함’을 누가 보고, 누가 기억하느냐는 질문입니다.
사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을 가장 예민하게 바라보는 존재는 어른보다 아이들과 청소년일지도 모릅니다. 이들은 기업의 말보다 기업의 행동을 보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묻습니다. “왜 이 회사는 이런 일을 할까?” “진짜 도와주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보여주기일까?”
저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이 문제를 연구하였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을 평가할 때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과연 그 기업의 정체성에 적합한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 활동인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이는 기업의 우호적인 평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호고속처럼 사람들의 일상 이동을 책임지는 기업이 교통안전, 지역사회, 청소년 지원과 같은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일 때 사람들은 그 활동을 “이 회사답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이 느낌은 단순한 호감이 아니라 신뢰로 이어집니다. 이 신뢰는 어른들의 소비 선택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공헌활동(CSR)이 교육이 되는 순간인 거죠. 제가 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사회공헌활동의 핵심을 ‘이미지 관리’가 아니라 기업과 시민 사이의 관계 형성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실제 연구 결과, 기업과 시민 사이의 신뢰 관계가 높을수록 그 기업을 지지하고,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려는 행동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착한 기업은 광고보다 교육적인 존재가 됩니다. 청소년에게 “이 사회는 이렇게 작동하는구나”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과서가 됩니다. 특히 교육재단 등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은 이 메시지를 더욱 분명하게 만듭니다. 장학금 지원 등 청소년의 배움과 성장을 돕는 꾸준한 투자들은 단기적인 홍보가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가장 긴 호흡의 사회공헌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도움을 받았던 한 학생이 자라서 사회의 일원이 되고, 다시 누군가를 돕는 어른이 될 때 그 선순환은 비로소 완성됩니다.
이런 경험을 한 아이들은 기업을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라 자신의 가능성을 믿어준 존재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소비자가 되었을 때, 시민이 되었을 때, 또 리더가 되었을 때까지 오래 남아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중에서도 교육재단을 통한 사회공헌은 오늘의 평판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키우는 가장 확실한 투자입니다. 성장을 기다려주고 행동으로 교육을 실천한 기업. 그래서 착한 기업은 다음 세대를 키워내는 기업이 됩니다.
오늘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어른의 얼굴을, 어떤 교육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