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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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6일 “기업가 정신, 포기하지 않는 힘에 대하여” <백지환 광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대학교에서 기업가정신센터를 맡고 있는 백지환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업가정신센터라고 하면 흔히 “창업을 가르치는 곳”을 떠올리십니다. 하지만 제가 이 일을 맡으며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은 조금 달랐습니다. “어떻게 창업하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도전을 포기하지 않게 할 것인가.” 이 질문이 광주대 기업가정신센터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이 질문은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합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한 뒤, 가업이었던 지역 장류 제조 회사에서 영업을 하며 전국을 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편의점 입점, 유기농 식품 매장, 생활용품 매장 입점을 통한 수출까지. 거래처 이름만 들으면 성공의 기록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 기억에 더 오래 남아 있는 건 그 과정에서 마주했던 거절의 순간들이었습니다. “제품 좋은 건 알겠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그 말을 들으며 돌아오던 길에서 저는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이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기회는 언제쯤 올까?’ ‘이걸 정말 혼자서 버텨낼 수 있을까?’ 그 시간을 지나오며 저는 한 가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도전이란 항상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아니라, 기회가 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힘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저희 기업가정신센터는 출발부터 다르게 설계했습니다. 이미 잘 준비된 예비창업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이미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사람들, 즉 생계형 소상공인까지도 기업가로 바라보는 센터입니다. 저희가 만났던 한 대표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도전하라는 말이 제일 무섭습니다.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여유가 없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성공’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메뉴 하나를 줄여보는 실험, 손님 반응을 적어보는 기록, 아주 작은 변화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는 대단한 성공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안 되는 이유 말고, 다음에 뭘 해볼지가 보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저희 기업가정신센터는 다른 센터와 조금 다른 길을 선택합니다. 창업을 시키는 곳이 아니라, 이미 버티고 있는 사람을 기업가로 인정하는 곳. 실패를 개인의 책임으로 남기지 않고, 다음 선택을 위한 학습으로 함께 기록하는 곳입니다.

 

 저는 기업가정신을 성공의 기술이 아니라 실패를 견디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태도는 혼자서는 오래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도전하라고 말하기 전에 실패해도 혼자가 아니라는 구조를 먼저 만들고자 합니다. 

 

 혹시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여러분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조금 버겁게 느껴지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오늘은 완전히 바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딱 하나만, 아주 작게 다시 시도해 보셔도 됩니다.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이어가고 싶으신가요? 그 질문에서 기업가정신은 이미 시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