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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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7일 “인공지능 시대, ‘생각의 근육’을 잃어가는 우리 아이들” <김춘식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 교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동신대학교 김춘식입니다. 요즘 TV나 SNS를 보면 어린아이들이 트로트를 기가 막히게 부르거나 어려운 사설을 거침없이 읽어내는 모습에 감탄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서늘한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과연 그 아이들은 자신이 내뱉는 가사의 슬픔이나 사설의 논리를 온전히 이해하고 타인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과 그 뜻을 내 것으로 만드는 ‘문해력’ 사이에는 아주 깊은 간극이 존재합니다. 특히 AI와 공존하는 지금, 우리 청소년들의 문해력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읽고 쓰는 능력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디지털과 AI를 활용하는 능력이 필수인 시대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습은 ‘인지, 이해, 적용’의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질문 하나에 정답을 내놓는 AI 덕분에 이 소중한 과정을 통째로 생략하곤 합니다. 결과물은 완벽할지 모르나 그 과정에서 인간의 뇌는 무력해집니다. AI의 대부 제프리 힌튼 교수조차 AI가 인간 지능을 추월하며 발생할 인지적 퇴보를 강력히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화생물학에서 늑대가 인간에게 길들여져 야생성을 잃고 개가 된 과정을 ‘가축화’라고 부릅니다. 어쩌면 인류는 편리함을 이유로 사유의 권한을 AI에게 넘겨주며 스스로 퇴보하는 ‘자발적 가축화’의 늪에 빠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고민하기를 멈추는 순간, 우리는 AI 시스템에 종속된 존재로 전락할 위험이 큽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98%가 교과서 지문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숏츠라고 하는 짧은 영상물에 중독되어 긴 글을 읽지 못하는 ‘후천적 난독’ 현상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저는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친구들과 토론하며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창의융합 교육’이 대안이라 확신합니다. AI를 단순히 정답 자판기가 아니라, 생각의 근력을 키워주는 ‘지적 피트니스 코치’로 활용해야 합니다. 읽고, 쓰고, 토론하며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비판적 사고는 비로소 강화됩니다.

 

 특히 전남과 광주의 교육 미래를 설계하는 분들께 제언합니다. 아이들이 AI의 부속품이 되지 않으려면 기술 교육에 앞서 ‘깊이 읽고 사유하는 힘’을 길러주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합니다. 인문을 통한 문해력 강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입니다. 우리가 독서와 사유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가축화의 늪에서 벗어나 기술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미래의 주인공은 기술에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깊게 생각하며 자신의 목소리로 설명할 수 있는 인간이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에게 더 밀도 있는 사유의 토양을 만들어주어야 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