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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일 “취향의 시대, 마음을 움직이는 디자인” <정희남 대담미술관장>

 오늘날 사람들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아 작품을 감상하고, 전시공간이나 카페에서 보낸 시간을 SNS와 블로그에 기록한다. 자신이 무엇을 보고, 어떤 공간에 머무는지를 통해 취향과 삶의 태도를 표현하는 것이다. 공간을 바라보는 안목도 높아졌다. 규모가 크고 화려하다는 이유만으로는 오래 사랑받기 어렵다. 그 공간만의 분명한 이미지와 이야기가 있어야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나 밀라노공과대학교 건축학부를 졸업한 세계적인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디자인 철학은 크게 다섯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인간 중심의 사고이다. 디자인은 사람이 사용하고 바라보는 것이므로 결국 사람의 마음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둘째는 비합리성과 놀이, 유머의 가치이다. 일상적인 물건을 과장하거나 낯선 모습으로 변형해 경직된 형태와 태도를 부드럽게 풀어냈다.

 

 셋째는 리디자인(Re-Design)이다. 과거의 형태를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고, 서로 다른 시대의 양식을 결합하는 작업을 즐겼다. 서로 다른 시대와 표현 방식의 만남은 마치 과거와 현대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준다.

 

 넷째는 장식과 표면, 감성을 중시하는 디자인이다. 장식과 감성적인 표현이 사람과 사물을 정서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다고 보았다. 

 

 다섯째는 끊임없는 실험이다. 멘디니의 디자인은 하나의 스타일에 머물지 않고 계속 변화하고 확장되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디자인의 가능성을 넓혀갔다. 그 안에는 인간과 삶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깊이 있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나는 지금도 디자인을 강의할 때 멘디니의 철학과 함께 디자인의 여러 조건을 이야기한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은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점이다.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단순함은 결코 평범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간과 사물의 본질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힘이 된다.

 

 좋은 디자인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서로의 감탄과 자부심을 나누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