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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일 “AI의 시대, 다시 인문학의 시간을 걷다” <김춘식 동신대학교 K-남도문화학과 교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동신대학교 김춘식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사회는 ‘코딩’이나 ‘메타버스’ 같은 기술 용어를 마법의 주문처럼 외쳤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도 기계를 잘 다루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숙련도가 최고의 목표였고, 그 과정에서 인문학은 취업이라는 높은 벽 앞에 설 자리를 잃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26년 오늘, 우리는 흥미로운 역설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정점에 다다를수록, 세상은 오히려 가장 ‘인간다운 것’을 간절히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기술 기량보다 인간을 깊이 이해하는 사유와 소통 능력이 중요한 자본이 되는 소위 ‘디지털 르네상스’가 시작된 것입니다.
세계적인 AI 전문가 안드레이 카파시는 “가장 핫한 프로그래밍 언어는 바로 인간의 언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복잡한 코딩 명령어를 외우는 것보다,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는 ‘비판적 사고력’과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는 ‘공감 능력’이 AI 시대의 성패를 가른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기술의 유효기간이 짧아지는 시대에 변화의 맥락을 짚어내고 파편화된 정보를 엮어 통찰을 만드는 인문학적 소양은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 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인프라를 갖췄지만, 이제는 하드웨어를 넘어 그 안을 채울 ‘질적인 내용’에 집중해야 합니다. 단순히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기술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성찰하게 하는 교육 모델로 전환해야 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현장 선생님의 역할입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은 AI가 더 잘하겠지만, 아이들에게 윤리적 판단력을 길러주고 기술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은 오직 인간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교사는 이제 지식 공급자가 아니라, 성찰을 이끄는 ‘조력자’이자 ‘윤리적 등대’가 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변화도 필요합니다. 교과 과정에 인문학적 사유와 글쓰기를 녹여내고, AI의 오류나 편향성을 잡아내는 ‘인공지능 문해력’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정답 찾기 경쟁보다 인간과 기술의 공존을 고민하는 프로젝트형 교육이 절실합니다. 나아가 이러한 노력은 사회 전체의 연대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머리를 맞대어 인문학적 통찰이 기술 개발의 기준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인간 존엄을 지켜온 종교적 가르침이 기술의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될 때, 우리는 기술에 매몰되지 않는 단단한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 가치는 옛 유물이 아니라, 거센 기술의 파도 속에서 중심을 잡게 해주는 가장 품격 있는 삶의 전략입니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기술의 주인이 될 때 교육은 존재 이유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 성찰로 인간과 기술이 따뜻하게 공존하는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과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