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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30일 “K-의료관광, 광주는?” <김진강 호남대 호텔컨벤션학과 교수>
대한민국이 이제는 K-푸드, K-콘텐츠를 넘어 K-의료로 세계 무대에 진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높은 의료 기술력과, 서비스 그리고 K-뷰티 산업의 영향력이 더해지면서 의료와 관광이 결합된 의료관광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의료관광이 제도화된 2009년 이후로 2024년에는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49만 7천여 명을 두 배 이상 상회하는 117만명의 외국인 환자가 한국을 찾으면서 의료관광객 수가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의료관광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미용과 건강회복, 휴식까지 아우르는 종합형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체류기간을 늘리고, 동반자의 숙박․관광․쇼핑 등 다양한 소비활동과 결합하면서 산업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의 한국 관광산업은 대량 관광객 중심의 저부가가치 모델로는 한계가 극명하여, 고부가가치 관광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특히 K-팝 등 문화 편승효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했다고는 하나, 어느 순간 일본과는 너무 크게 격차가 벌어지고, 관광수입의 경우도 3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관광시장 다변화와 관광산업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적인 K-의료관광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의료관광은 2009년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해마다 조금씩 증가해 왔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던 시기를 지나 2023년에는 61만명, 그리고 불과 1년만인 2024년에는 약 2배가 증가한 117만명을 기록하게 된 겁니다. 이들 의료관광객의 평균 지출액은 약 811만원으로 495만원의 일반관광객의 1.6배 수준에 달합니다.
그러나 2024년의 눈부신 K-의료관광 성과가 곧바로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의 성장은 피부과, 성형외과 등 미용 의료가 68%를 주도하고, 외국인 환자의 85.4%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는 가능성과 함께 리스크에 대한 고민도 안겨주고 있습니다. 중증질환, 재활·검진, K-웰니스 등 한국 의료의 또 다른 비교우위를 산업화하지 못하면, 시장은 미용수요의 경기·유행 변화 리스크에 과도하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화장품 산업은 바이오헬스 경쟁국 중 1위를 차지하면서 높은 글로벌 인지도를 보이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피부과, 성형외과 등 미용 진료 분야 의료관광객 증가에 기여를 해 왔습니다.
서울의 절대적 비중이 크다고 하더라도 부산, 제주, 대구 등 지역 거점 도시들이 독자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기에 우리 광주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즉 치과․정형외과 분야 등 특화 진료분야를 기반으로 전남과 결합한 웰니스․회복․건강검진 등 중장기 체류형 의료서비스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광주만의 복합형 의료관광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실정입니다. 광주광역시 의료관광지원센터가 운영되다 잠시 멈춰 섰지만, 더 늦지 않게 의료관광 기능을 되살려야 합니다. K-의료가 만들어 준 황금같은 기회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광주광역시의 빠른 결단과 실행력으로 다시 한번 광주 의료관광에 활력이 불어넣어지길 희망해 봅니다.
오늘까지 열 번째 관광 이야기가 지역사회에 차분한 자산으로 남기를 바라면서, 다가오는 2026년에는 변화 속에서도 확신을 가지고 한 걸음씩 나아가길 기원해 봅니다. 청취자 여러분! 새해에도 건강과 평온, 그리고 행복한 일들과 늘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