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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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1일 “딸기밭 어미곰이 가르쳐 준 차가운 사랑” <정경도 MG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안녕하십니까 MG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정경도입니다. 곰은 새끼를 낳아 사람처럼 지극정성으로 젖을 먹여 키우다가, 젖을 뗄 때가 되면 새끼가 좋아하는 딸기밭으로 데려간다고 합니다. 새끼 곰이 신나게 딸기를 따 먹고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어미 곰은 조용히 밭을 나와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을 가 버립니다. 새끼 곰은 배를 채운 다음 어미를 찾아보지만 어미는 보이지 않고 울며 불며 며칠을 헤매고 기다리다 새끼 곰은 결국 자기 힘으로 독립해서 살아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새끼를 떼어놓고 돌아서는 그 어미 곰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겠지만, 때가 되면 자식과의 정(情)도 과감히 끊어낼 줄 아는 것이 대자연의 철학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자식을 품어주는 따스함도 사랑이지만, 때로는 냉정하게 등 돌릴 줄 아는 마음 또한 깊은 부모의 사랑일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인간 세상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된지 오래고. 자식 하나 제대로 키우려면, 할아버지의 재력과 아버지의 권력, 그리고 어머니의 정보력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씁쓸한 말이 유행입니다.

 

 제가 일하는 새마을금고에도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참 많이 오십니다. 평생 모은 재산을 자식에게 덜컥 다 넘겨주고, 생활비를 챙겨주겠다는 자식의 '효도 계약서' 한 장 믿었다가 용돈 한 푼 받지 못해 하소연하시는 분들을 뵐 때면 마음이 씁쓸해 집니다. 부모는 가급적 나의 피 같은 재산은 내가 쓸 수 있어야 합니다. 돈이 부족하다면, 집에 대한 애착을 조금 내려놓고 '주택연금제도'를 활용해 보셔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당당히 인정받고 가족에게 소외당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금전 관리가 필수인 시대입니다. 현재의 젊은 세대 중 다수는 부모 부양을 가족이 아닌 국가와 사회의 책임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부모님들이 빈 둥지를 지키다 경로당과 요양시설, 그리고 요양병원을 거쳐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것을 자녀들은 그저 ‘받을 유산’만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는 부모의 마음, 부모의 삶과 나의 삶이 엄연히 다름을 인정해야 하는 자식의 마음, 이제는 우리 사회가 부모와 자녀와의 거리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때입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랑도 좋지만, 이제는 냉정하고 건강한 거리를 두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무너져가는 우리 시대의 가족 관계를 바로잡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청취자 여러분의 가정도 부모와 자식간의 건강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