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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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8일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게 드리는 노(老) 언어학자의 제언” <손희하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최근 지역 뉴스를 보면서 참 반갑고 신선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민형배 시장께서 주민을 초청해 정책을 설명하는 공식 모임에서 정겹게 지역 사투리로 소통하는 모습을 본 것입니다. 신선하고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공직자는 표준어만 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파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왜 우리는 기관장이 지역어를 쓰는 걸 이토록 특별하게 여겨야 할까요? 그만큼 우리 사회가 ‘표준어’라는 틀에 갇혀왔다는 반증 아닐까요? 

 

 표준어 규정은 표준어를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의합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평생 지역어를 써온 우리 부모님과 어르신들은 교양없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얼마나 인권을 무시한 오만한 규정입니까? 

 

 하지만 보십시오. 지금 세상은 어떻습니까? 지난해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 이제 지역어는 교정 대상이 아니라, 세계와 경쟁하는 독창적인 경쟁력, 즉 ‘지역의 고유 가치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문화적 힘’ (글로벌 소프트파워)의 핵심 자산이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표준어 제도를 전한 일본조차 이미 1950년대에 중앙집권적 표준어 정책을 버리고, 수평적이고 실용적인 '공통어' 개념으로 전환했습니다. 

 

 이제는 지역어 전승자들과 함께 지역어가 더 이상 사라지기 전에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해야 합니다. 그간 중앙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었으나, 이제는 지역이 주체가 되어 진심을 다해 기록해야 합니다. 이것이 곧 언어와 문화, 그리고 인권을 지키는 길입니다.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선언은 분명히 말합니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모어로 자신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배워온 자연스러운 말을 쓸 권리, 이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입니다. 자치와 분권의 시대입니다. 이제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나서야 합니다. 제주도는 이미 2007년에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만들어 우리말의 보물을 지키고 있습니다. 제주도처럼 우리도 더 늦기 전에 「지역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제정해야 합니다.

 

 새로 취임한 시장님께 제언합니다. 사투리를 사용하며 보여주신 그 소통의 진정성을 이제 제도적 결실로 맺어주시길 바랍니다. 이제 우리 특별시가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남도 정신이 깃든 투박하고 진한 ‘진정성’입니다. 문화 콘텐츠의 성공 사례들이 증명하듯 지역어는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세계로 확산시키는 문화적 힘’입니다. 이제 우리도 이 ‘언어의 보석’을 당당하게 꺼내 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