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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24일 “잊혀져가는 고향, 마음이 차오를 때 한가위는 시작됩니다” <정경도 MG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안녕하십니까, 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정경도입니다. 내일은 1년 중 가장 크고 밝은 보름달이 뜬다는 민족 대명절, 한가위 추석입니다. 지금 고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혹은 가족들과 도란도란 음식을 준비하며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이 많으실 줄 압니다.
유난히 길었던 이번 여름, 재해 같은 극한 폭염과 폭우를 견뎌내고 봄부터 땀 흘려 가꾼 곡식과 과일을 거두어 하늘과 조상께 감사드리며, 온 동네 이웃과 함께 어울리는 풍요로운 한가위 추석입니다.
기억하십니까? 고향을 떠나온 지 40년이 넘은 저에게도, 60~70년대 가난하고 어려웠던 그 시절에는 명절이 되어서야 겨우 새 옷 한 벌, 새 신발 한 켤레를 입어볼 수 있었습니다. 추석 전날 밤, 머리맡에 새 옷을 두고 설레며 잠 못 들던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은 여전히 제 마음 한구석에 따스하게 남아있습니다.
고향을 떠나 고생하던 형제와 친척들이 저마다 양손 가득 선물상자를 들고 귀성 버스와 기차에 몸을 싣고, 덜컹거리는 먼 길을 달려 마침내 고향 집에 들어서던 그 순간, 온 마을은 반가운 웃음소리와 오가는 온기로 가득차곤 했습니다. 마을마다 보름달 아래 모여 장기자랑을 열고 부상으로 호미나 괭이 등 농기구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던 그 정겨운 추석 밤이 참 그리워집니다.
그 시절 부뚜막에서 피어오르던 따스한 온기처럼, 세월이 흘러가도 가슴속 고향은 절대로 식지 않습니다. 세상살이가 힘들어 부모님이 그리워 눈물날 때마다 꿈속에 찾아와 가만히 안아주시던 어머니, 부르면 당장이라도 달려와 주실 것 같은 어머니를 만나는 명절입니다. 특별히 예쁠 것도 없는 구부러진 골목길에 그저 무덤덤하게 자리한 고향이지만, 흐릿한 호롱불 밑에서 도란도란 정을 나누던 그 시절. 꿈엔들 잊으랴, 그 곳이 바로 어머니 품 같은 우리의 고향입니다.
이번 추석에는 과도하고 복잡한 형식은 조금 덜어내고, 명절이 가진 본래의 가치인 '감사와 추억'을 살려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조상님의 잊혀진 발자취를 일깨우고, ‘어릴 적 살던 고향집은 어땠는지’, 빛바랜 사진이나 생전의 목소리가 담긴 영상, 유품들을 모아 ‘가족 추억 보물상자’를 함께 만들어 간직하며 자녀들과 나누어 보시면 어떠실까요?
그리고 이 따뜻한 마음을 우리의 이웃으로 넓혀 옛날 고향 마을의 핵심이었던 '담장을 넘어가는 정'을 되살리고, 명절에 만든 정성 어린 음식을 소외된 이웃들과 소소하게 나누어 보는 것도 뜻깊은 일입니다.
지금 우리가 지켜내야 할 명절의 전통은 무거운 '의무'가 아니라 가족 간의 화목과 조상에 대한 감사, 그리고 이웃과 따뜻함을 나누는 데 있습니다. 이 풍성한 공동체의 마음으로 온 가족이 웃음꽃을 피우는 따뜻하고 행복한 한가위 명절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