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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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2일 “털뭉치 반려동물들이 선물하는 뜻밖의 면역력” <임민엽 수의사>

 혹시 사랑스러운 아기가 태어나면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나 고양이 털로 인해 아기 호흡기에 좋지 않고 알러지가 생길 수 있으니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나 고민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실제로 저는 반려동물을 다른 곳으로 분양을 보내는 사례를 병원에서 종종 접하게 됩니다. 

 

 최근 수많은 의학 논문과 연구 결과들은 그동안의 속설과 반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린 시절 반려동물과 함께 자란 아이들이 알러지 질환이나 아토피 그리고 감기 같은 감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훨씬 낮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캐나다 알버타 대학교 연구진의 임상 연구에 따르면, 임신 중이거나 출생 후 3개월 이내에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한 아기들은 장내 유익균인 Ruminococcus와 Oscillospira의 수가 현저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 미생물들은 소아 비만 예방은 물론, 영유아기 아토피 피부염과 알러지 발병률을 떨어뜨리는 핵심 역할을 합니다. 이른바 위생 자극 가설과 Microbiome, 곧 장내 미생물의 변화 실험입니다.

 

 두 번째로는 천식 및 알러지 비염 예방 효과입니다. 미국 알러지 임상면역학회(JACI) 및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대규모 인구 조사 논문에 따르면, 생후 1년 이내에 강아지나 고양이와 매일 접촉하며 자란 아이들은 성장 후 천식 발병 위험이 약 13% 이상 낮아졌습니다. 특히 농장 동물이나 다수의 반려동물과 접촉한 환경일수록 면역 조절 세포가 활성화되어 알러지 항원에 대한 과민 반응이 줄어들었습니다.

 

 세 번째로 핀란드 쿠오피오 대학병원 소아과 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 생후 첫해를 개 또는 고양이와 함께 보낸 영유아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귀에 생기는 중이염이나 호흡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약 30% 감소했으며, 항생제 투여 빈도 역시 훨씬 적었습니다. 동물이 밖에서 묻혀오는 미세한 균들이 아기의 면역계를 적절히 자극해 자연스러운 면역 훈련을 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동물들이 가져다주는 흙먼지와 미세한 균들은 결코 위험한 오염 물질이 아닙니다. 오히려 갓 태어난 아기의 면역계가 세상을 향해 건강한 방어막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자연스럽고 따뜻한 면역 예방접종입니다. 물론 위생 관리와 안전한 환경 조성이 기본이 되어야 하겠지만, 내 곁의 작은 털뭉치 친구들이 단순히 우리 마음을 위로해 줄 뿐만 아니라 우리 아기의 건강한 첫걸음까지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건네는 뜻밖의 건강한 선물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지금까지 수의사 임민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