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문 보기
2026년 6월 2일 “사람을 남기는 정책이 지역을 살립니다” <김현희 글로컬정책연구원 이사>
얼마 전 전남 고흥의 굴 양식장에서 있었던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련 논란은 우리 지역에 조용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농번기 등 계절적 인력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일정 기간 외국인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는 제도로, 농가 인력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단순한 사건 하나로 보기보다는, 지금의 농어촌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전남 농어촌은 지금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굴 양식이나 농번기 수확철처럼 일정 시기에 노동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현장에서는 계절근로자 제도가 사실상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이 제도 덕분에 많은 농가와 어가가 숨통을 틔우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근로 환경이나 임금, 숙소와 같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사례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우리가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이제는 “사람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넘어서, “어떤 방식으로 함께 일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절근로자 관리의 중심을 조금 더 공공의 영역으로 옮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현재는 농가에 많은 책임이 맡겨져 있지만, 지자체가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교육, 관리한다면 현장의 부담을 덜고 불필요한 갈등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일환으로 올해부터는 고용주가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3대 의무 보험제도가 도입되었습니다. 임금체불 보증보험, 농어업인 안전보험, 계절근로자 상해보험입니다. 이는 사고나 임금체불 등 예기치 못한 위험으로부터 농가와 노동자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숙소와 근로환경에 대해서는 단순한 기준 제시를 넘어 실제로 지켜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설 개선에 대한 지원과 행정적인 뒷받침이 함께 이루어질 때 제도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일부 분야에서는 계절근로자 중심의 단기 인력 구조를 넘어 보다 안정적인 인력 운영 방식도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숙련이 필요한 작업일수록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다면 현장의 효율성과 안정성도 함께 높아질 것입니다.
이는 광주와 전남이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광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고용 구조를 갖고 있고, 전남은 계절형 수요가 크기 때문에 두 지역이 연결된 정책을 통해 더 나은 방향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제도의 형태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일회성 노동력이 아니라 지역을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바라볼 때, 우리 지역의 지속 가능성도 한층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고흥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가 단순한 논란으로 끝나지 않고, 광주와 전남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