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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7일 “가족과 식구의 차이” <정희남 대담미술관장>
가족은 피붙이, 살붙이라고 하며 배우자 직계 혈족 및 형제 자매를 말한다. 부양, 자녀 양육, 가사 노동 등 가정생활의 운영에 함께 참여하고 서로 존중하며 신뢰하여야 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식구는 한집에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 하는 사람과 한 조직에 속하여 함께 일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함께 음식을 먹는 입이기도 하고(食口),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한솥밥을 먹으며 정을 나누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과거 농경사회처럼 공동체 생활을 할 때에는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한솥밥을 지어 나누어 먹으며 생존을 함께하는 유대감을 가지고 생활하였다. 그 주인은 의식주 등 모든 생활을 책임지었고 심지어 미혼인 처자에게는 결혼까지 시켜주었던 풍속이 있었다. 함께 먹은 밥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였다.
비록 혈연관계가 아닐지라도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은 식구이다. 한 번 먹고 두 번 먹고, 밥을 자주 먹는 사람일수록 밥숟가락 만큼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친근감이 형성되어 밥그릇 수만큼 정도 쌓여갈 것이다. 때로는 피를 나눈 혈연관계의 형제 자매보다 더 깊고 더 넓은 마음으로 서로 다독이며 응원하고 지원하며 함께 호흡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제 밥 한번 같이 먹자.” “다음에는 제가 식사 한번 대접하겠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건네는 이 평범한 인사에는 생각보다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의례적인 말로 지나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밥을 함께한다면 그 시간은 서로의 마음을 잇는 자리가 된다. 음식을 먹으며 몸의 영양분을 채우듯,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누며 정신과 영혼도 채울 수 있다.
낙엽이 한 해 한 해 쌓여 산을 기름지게 하는 거름이 되듯, 사람 사이의 정도 한 번의 만남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한 번 만나고, 두 번 만나고, 함께 밥을 먹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관계는 조금씩 깊어진다. 행복과 불행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세상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지, 누구에게 마음을 열고 손을 내미는지에 따라 우리의 하루는 달라진다. 그 선택의 시작은 결국 나 자신에게 있다.
오늘은 문득 떠오르는 사람에게 먼저 연락해보면 어떨까.
“우리, 밥 한번 같이 먹어요.”
그 짧은 한마디가 다음의 행복한 식사 약속이 되고, 마음을 나눌 새로운 식구 한 사람을 가슴에 들이는 소중한 시작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