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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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9일 “과거를 묻지 않는 인간관계, '뺄셈의 미학'을 찾아서” <정경도 MG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안녕하십니까. 광주새마을금고 이사장 정경도입니다. 젊은 시절 우리는 인맥이 곧 경쟁력이라 믿으며 살았습니다. 주말마다 경조사를 챙기고 동창회를 기웃거리며, 수많은 모임 속에 내가 존재해야만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이라 생각하곤 했습니다. 저 역시 금융업 직장에서 40년 넘게 일하며, 한 다리 건너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누구보다 수많은 모임과 관계를 맺고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60대라는 문턱을 넘어서고 인생의 후반전을 맞이하고 보니, 이제는 인간관계에도 과감한 ‘뺄셈의 미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은퇴 후 습관처럼 옛 직장 동료나 사회적 이해 관계자들과 모임을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돌아보십시오. 그곳에 지금의 나는 없지 않습니까?

 

 나의 현역일 때와 우리 때의 멈춰버린 대화는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와 같습니다. 정작 내가 아프고 외로울 때 진심으로 손 내밀어 줄 사람 없는 모임과 자리를 억지로 붙들고 있는 것은 현재의 나를 위로하기보다 오히려 더 초라하게 만드는 독약이 될 뿐입니다. 노후의 삶에 진짜 건강한 관계는 나의 과거를, 나의 옛 명함을 묻지 않는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날씨가 참 좋은데. 운동 한번 할까?” 라는 다정하고 사소한 '오늘'을 나눌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젊은 시절부터 즐겨온 테니스를 통해, 지금의 삶의 가장 소중한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과거의 직함도, 돈 많은 재력도, 그 어떤 사회적 완장도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합니다. 오로지 날아오는 공에 집중하며 함께 땀을 흘리는 수평적 관계’만 존재할 뿐입니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서로 협력하여 승부에는 무섭게 집중하지만, 타인을 배려하고 인정하는 유연함을 배우고 건강한 사회성을 날마다 새로이 깨닫는 이 공간 속에서, 저는 비로소 매일 마음이 넓어지는 진짜 부자가 됩니다. 명함이 없어도 나의 활기찬 웃음과 매너만으로 온전히 환영받는 곳, 생동감 있고 인간미 넘치는 그곳이 바로 우리의 노후를 진짜 건강하고 부유하게 만드는 삶의 터전이 될 것입니다.

 

 쓸모없는 인연을 정리하고 다이어리를 비우는 것은 결코 비정한 것이 아닙니다. 치열하게 살아온 나 자신에 대한 ‘최고의 예우’이자 존중입니다. 내 귀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음에도 허무함만 남기는 관계가 있다면, 이제는 과감히 단절하는 결단이 필요할 때 아닐까요?

 

 오늘 청취자 여러분의 인생 다이어리에서 가장 먼저 지워야 할 거짓된 약속은 무엇입니까? 그 덜어낸 빈자리에, 나를 진심으로 존중해 줄 사람들과의 건강한 일과를 채워 넣으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