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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0일 “AI 시대, 왜 우리는 다시 ‘민주시민’을 말하는가” <김춘식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 교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동신대학교 김춘식입니다. 지금 지구촌 곳곳은 무력 충돌과 전쟁으로 얼룩져 있으며,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도 날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냉혹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AI가 수많은 정보를 편집해 내는 세상을 마주하며, 기계가 설정한 틀에 갇혀 주체적 판단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본능적 불안감을 느낍니다. 심지어 현재 상황을 1차 세계대전 이후의 파시즘 독재 시기와 유사하다고 진단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이렇듯 극우주의와 전체주의 경향이 심화되는 위기의 시대에, 폭력과 억압에 항거해 자유와 인권을 지켜내는 힘이 ‘민주시민의식’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촛불혁명에서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기술의 시대일수록 우리가 먼저 길러야 할 내면의 기초 체력은 바로 이 주체적인 시민 의식입니다.
이러한 시민 의식은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하는 등 급변하는 현실 속에서, 최근 통일 교육의 외연을 평화와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은 매우 시의적절합니다. 과거의 일방향적 주입에서 벗어나, 학습자 스스로 가치를 판단하게 하는 '민주시민 교육'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한반도의 안정과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참고해야 할 저력은 독일의 역사와 민주시민 교육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흔히 기적이라 부르는 독일의 재통일은 외부나 서독에 의한 일방적 흡수가 아니었습니다. 라이프치히의 월요 시위가 보여주듯, 동독 주민들이 스스로 독재에 항거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해 낸 ‘풀뿌리 민주주의’의 산물이었습니다. 결정적 기회가 왔을 때 변화를 주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오랜 시간 교육을 통해 다져진 ‘준비된 시민들의 주체적 역량’에 있었습니다.
독일 공교육의 바탕에는 1976년 체결된 ‘보이텔스바흐 협약’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강제적 주입을 금지하고, 사회적 논쟁 안건을 가감 없이 다루며, 학습자 스스로 판단하도록 돕는 세 가지 대원칙입니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교육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평화를 흔들리지 않는 공통분모로 두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진정한 국가 전략의 핵심입니다.
특히 가짜뉴스와 편향된 정보가 넘쳐나는 AI 시대에 이러한 민주시민 교육은 더욱 절실합니다. 따라서 이제는 맹목적 적대감 대신 자유와 인권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성숙한 토론 문화를 통해 갈등을 조율하는 공존의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향후 남북 통합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가장 현명한 길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결코 우연히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것은 주체적으로 사유하는 시민들의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 쌓여 만들어지는 인내의 대가입니다. 기술적 격변 속에서도 인간 존엄의 가치를 단단히 쥔 당당한 세계 시민을 길러낼 때, 우리는 비로소 한반도의 미래를 주도하는 진정한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평화와 민주주의가 일구는 내일은 이미 오늘 우리의 선택과 배움 속에서 시작되었으며, 이를 위해 우리 공교육에서 민주시민교육을 무엇보다 강력하게 강화해야 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