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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31일 “아이들이 꿈을 말하지 않는 이유” <김 현 철 죽호학원 이사장>
요즘 아이들에게 “너의 꿈이 뭐니?” 하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예전보다 조금 조심스럽게 대답합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냥 생각 중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가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어.”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아이들에게 꿈이 사라진 걸까요. 아니면 꿈을 말하기 어려워진 사회가 된 걸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 꿈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너무 빨리 평가받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거 해서 먹고 살 수 있겠니?” “그건 현실적이지 않아.” “공부를 더 잘해야지.” 꿈을 말하는 순간 가능성보다 현실의 계산이 먼저 시작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꿈을 말하기보다 마음 속에 조용히 넣어두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저에게도 그런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딸아이가 어느 날 조심스럽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 저는 미용을 하고 싶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힘들지 않을까.’ ‘다른 길을 생각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하지만 그 순간 조언보다 먼저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왜 미용이 하고 싶니?” 딸아이는 한참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람의 모습이 변할 때 그 사람의 표정이 달라지는 것이 좋고, 누군가의 자신감을 만들어 주는 일이 의미 있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이 즐겁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 꿈이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그 아이의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꿈을 응원하기로 했고, 제 딸은 미용을 공부해 지금은 대학 강단에 서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해 준 일은 대단한 조언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아이의 꿈을 끝까지 들어준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꿈을 평가하는 어른이 아니라 꿈을 들어주는 어른일 것입니다.
“그 일 참 재미있겠다.” “어떤 점이 좋아?” 이런 질문 하나가 아이의 상상을 더 크게 만듭니다. 아이들은 꿈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꿈을 말해도 괜찮은 세상인지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 이렇게 한 번 물어보면 어떨까요. “요즘 너는 어떤 꿈을 꾸고 있니?” 그리고 그 꿈이 조금 낯설고, 조금 서툴러 보여도 잠시 멈추고 끝까지 들어주는 어른이 되어보면 어떨까요. 그 작은 기다림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조금 더 넓게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