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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0일 “영화 ‘가능한 사랑’이 물었다, “정리해고 이후의 삶과 사랑”” <이승남 광주노동권익센터 노동권익팀장>
이창동 감독의 영화 ‘가능한사랑’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을 배경으로 합니다. 대기업 정규직인 주인공 호석은 파업을 하다가 경찰에 의해 부상 당했고 구속이 되었으며 큰 트라우마를 겪었습니다. ‘가능한사랑’은 또 다른 주인공인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가 호석의 가슴속 깊이 묻혀있는 상처와 고통을 카메라로 담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 주는 영화입니다.
5대 완성차 생산 기업 중 하나인 쌍용자동차는 경영난으로 중국계 해외 자본에 매각되었습니다.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해 직원 7,130명의 37%인 2,646명이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영화 속 노동자들의 증언처럼 정리해고 대상자는 ‘죽은 자’로 분류 되었고, 그들은 77일간 공장을 점거 하였지만 경찰에 의해 강제 진압당하였습니다. 그후 생활고와 손해배상 가압류, 트라우마,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하여 소중한 생명을 잃은 해고 노동자와 가족의 수는 모두 30명입니다. 영화는 호석의 가족이 동료 장례식장을 찾아가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정리해고가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 1997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도입된 정리해고는 엄격한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기준을 지키며 해고를 하는 회사는 많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들어 주주 이익을 회사의 최우선 가치로 두면서 정리해고는 주가를 올리고 인수합병을 쉽게 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으로 자주 이용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죽은 자들, 정리해고 노동자들은 어디로 가서 어떻게 살았을까요. 쌍용자동차 해고자의 삶을 추적 조사한 중앙대학교 이승윤 교수는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이라는 책에서 일용직을 얻거나 아웃소싱, 즉 다른 회사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안정적인 대기업 정규직에서 불안정한 하청업체 비정규직으로 퇴출된 것입니다. 그들은 취업, 창업,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을 받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훈련기간 동안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실업급여나 훈련수당이 낮아 당장 생계 유지를 위해서는 뭐라도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해고 노동자 사회안전망인 실업급여 상한액은 약 200만원 입니다.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은 최대 9개월로 OECD 평균 보다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짧습니다. 만약 정리해고된 노동자가 일터를 떠나도 충분히 실업급여를 받고, 직업훈련을 통해 새로운 직장에서 이전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면 그들은 점거농성이라는 힘든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주인공 호석은 복직을 했을까요. 호석의 실제 모델인 최성국 씨는 복직하지 못했습니다. 2022년 심정지로 쓰러진 후에는 건강이 악화돼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는 질문합니다. 정리해고로 파괴된 노동자와 그 가족의 고통을 진정으로 공감하고 사랑하는게 가능한지.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면 불가능한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정리해고로 파괴된 모든 호석이와 그 가족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