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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12일 “지속 가능성” <윤병갑 ESG리더아카데미 대표>
“오늘은 어제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생산성의 이념을 되새기면서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지속 가능성’이란 말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312년 전인 1713년, 독일 『숲의 경제학』 에서 처음 언급되었는데요. 숲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려면 나무가 자라는 속도보다 벌목을 천천히 해야한다는 정책적 기반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무를 무분별하게 빨리 베어낸다면 숲은 황폐해지고 경제적 가치도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 후 지속가능성은 1987년 UN 보고서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으로 재정립되었습니다. 오늘의 자원을 고갈시키거나 파괴하지 않고, 미래세대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남겨두는 것, 바로 정치적·사회적 합의의 주제가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30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 시대를 불문하고 왜 지속가능성이 강조되고 있을까요? 정치·경제·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이 여전히 위협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 측면에서 살펴볼까요. 지난 40여 년간 세계 인구는 1.7배 늘었지만 경제 규모는 무려 7.5배 성장했습니다. 경제 발전으로 우리가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동안 기후변화는 곳곳에서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재앙을 불러왔습니다. 전세계 바다 어종은 약 830종이 사라지고. 이제는 사진과 영상으로만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1972년 이란에서는 대폭설로 4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2020년 호주 산불은 약 30억 마리의 동물을 다치게 하거나 죽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지난 30년간 대한민국의 평균 기온은 약 1.5도 상승했고, 그 결과 사과의 최대 산지가 경북에서 강원도로 옮겨가면서 10여 년간 경작면적이 45% 줄었습니다. 우리 광주의 대표적 특산물인 무등산 수박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350년 전 몽골에서 전해져 내려온 이 수박은 2000년대만 해도 30개 농가가 재배했지만, 올해는 7개 농가로 줄었고 생산량도 절반 가까이 감소한 1,700통 정도라고 합니다.
이렇듯 환경 파괴는 기후변화로 이어지고, 기후위기는 지속적으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보았듯, 우리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일상을 위협하고 경제적 손실을 겪어야 했습니다. 오늘만 지나면 괜찮겠지’라는 안이한 생각, ‘언제 그런 일이 있었어’라는 망각을 버려야 합니다.
문득 끓는 물 속의 개구리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정상적인 개구리는 뜨거워지는 물의 온도변화를 알아차리고 탈출합니다. 그러나 뜨거워지는 물의 변화를 무시한 개구리는 결국 탈출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습니다. 우리도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는 변화를 외면한다면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협하는 가뭄, 홍수, 산불, 이상 한파 등 기후변화는 반복되고 악화되고 있습니다. 자연은 더이상 우리의 안일함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묻고 답하고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작은 일상에서부터 환경을 보호해야 합니다. 기업과 공공기관은 ESG 경영으로 전환하고 강화해야 할 것이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또한 지역별, 산업별로 보다 더 과학적이고 맞춤형 ESG 정책을 펼쳐야 할 때입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 그리고 지속 가능한 일상과 발전을 위한 선택은 바로 지금 우리의 행동과 실천에 달려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