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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일 “긍정 에너지가 갖는 힘” <고영엽 조선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우리는 매일 아침 세수를 하고 거울을 봅니다. 하지만 정작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문'은 얼마나 자주 닦고 있을까요? ‘긍정 에너지’라는 것은 그다지 거창하지 않습니다. 먼지 쌓인 유리창을 닦아내듯,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맑은 눈으로 바라보겠다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소중한 ‘선택’이 바로 그것입니다.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우리 삶의 행복은 우리 생각의 질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 어떤 사람은 신발이 젖을까 봐 짜증을 내지만, 어떤 이는 가뭄 해소를 기뻐하며 빗소리의 리듬을 즐깁니다. 세상은 우리 마음대로 바뀌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세상을 어떤 표정으로 마주할지 결정하는 권한만큼은, 오직 우리 자신에게 있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좌절하거나 절망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계획이 틀어지고, 사람에게 상처받으며,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긍정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이런 아픔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들은 넘어졌을 때 주저앉아 땅만 바라보는 시간을 조금은 줄일 줄 압니다.
수용소에 갇힌 절망 속에서, 빅터 프랭클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는 인간의 마지막 자유”라고 강조했습니다. 외부 환경이 아무리 가혹할지라도, 그에 반응하는 ‘태도’를 긍정으로 선택하는 것이 인간 존엄의 핵심임을 시사하는 말입니다. 운동을 하면 몸에 근육이 생기듯, 마음에도 근육이 필요합니다. “이번엔 운이 좀 없었네”,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야”라고 스스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영양분이 됩니다. 특히 ‘감사’는 이 에너지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긍정 에너지는 좋은 향수와 같습니다. 뿌린 사람뿐만 아니라 곁을 지나가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채근담에는 "마음이 밝으면 어두운 방안에도 푸른 하늘이 있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모든 현상은 마음의 투영이며, 긍정적 심상이 우리 주변의 분위기와 풍경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밝게 건네는 인사 한마디, 타인의 실수에 보여주는 너그러움은 보이지 않는 전파가 되어 주변으로 퍼져 나갑니다. 반대로 불평은 전염성이 강한 감기 같습니다. 내가 내뱉은 짜증 섞인 말 한마디가 소중한 사람들의 하루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내 안의 긍정 에너지를 지키는 것은 나를 위한 일이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한 배려입니다. 내가 먼저 웃으면 내 주변의 공기가 바뀌고, 결국 그 좋은 기운은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인생이라는 여행길에서 긍정 에너지는 손에 들린 작은 손전등과 같습니다. 에머슨은 "내 뒤와 앞에 놓인 문제는 내 안에 있는 것에 비하면 지극히 사소하다"고 했습니다.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보다, 현재 내면의 긍정적 의지가 훨씬 강력하다는 말입니다. 캄캄한 밤길일지라도, 내 손에 작은 불빛 하나만 있다면 우리는 다시 한 발자국을 내디딜 용기를 얻습니다.
완벽해지려고 너무 애쓸 필요 없습니다. 가끔씩 조금 우울해도 괜찮습니다. 다만 그 어두운 감정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으면 됩니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빛나는 사람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언제든 다시 켜질 수 있는 밝은 전등이 있습니다. 마음의 창문을 닦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마음의 근육을 키우며, 기분 좋은 향기처럼 퍼지는 긍정적 생각이 우리 마음 속에 넘쳐나게 합시다. 그래서, 우리들 삶의 매 순간, 각자 머무는 자리가 행복과 긍정 에너지로 인해 조금 더 따뜻하고 환해지기를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