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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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2일 “대한민국 정치에서 진보가 옳은가? 보수가 옳은가?” <임지석 변호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법무법인 해율의 임지석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가장 오래된 질문인 “진보가 옳으냐, 보수가 옳으냐”라는 물음을 꺼내 보려 합니다. 

 

 TV 뉴스에서도, 온라인 댓글에서도, 주변 대화에서도 자연스럽게 등장하지만, 엄마,아빠/ 짜장면 짬뽕처럼 정작 그 답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진보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빠르고 과감한 변화를 추구하는 입장입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때로는 기존의 구조를 흔들고, 변화 과정에서 불안정이 생기더라도 미래의 가치를 위해 감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반면 보수는 변화의 속도와 방식을 고민합니다. 공동체가 쌓아온 경험과 질서를 쉽게 버려서는 안 되며, 너무 빠른 변화는 혼란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래서 변화는 필요하지만 ‘지속 가능한 변화’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렇게 보면 진보와 보수는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것 같지만, 중심에는 공통된 목표가 있습니다. 바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것입니다. 

방법과 속도가 다를 뿐 결국 목적은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정치 현실은 어떻습니까. 이런 전통적 철학은 낡은 표어처럼만 남아 있을뿐, 현실 정치에서는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오늘날의 ‘진보’와 ‘보수’는 본래의 의미라기 보다, 자신들의 편을 구분해 붙이는 라벨에 가까워졌습니다. 가치와 철학을 나타내던 이름이 지금은 적과 동지를 나누는 전투의 깃발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치가 생존의 논리로 움직이면서, 어느 진영도 전통적 의미의 진보적 사고나 보수적 철학을 온전히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 진영은 기득권과 세력을 지키기 위해 설득이 아닌 공격에 집중합니다. 정책의 옳고 그름보다 “우리 편인가, 아닌가”가 먼저 판단되고, 국가의 장기적 비전보다 “이기는가, 지는가”가 더 중요해진 정치. 그 결과 사회는 점점 극단으로 분열되고 있습니다. 다른 의견은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취급되고, 정치적 언어는 점점 거칠어지며, 감정의 골은 깊어집니다. 정치는 싸움에 몰두하고, 국민들은 그 싸움의 파편을 정면에서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다시 묻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진보가 옳은가, 보수가 옳은가?” 대답은 아마 “지금은 둘 다가 아니다.”일 것입니다. 지금의 진보도, 지금의 보수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보라는 이름도, 보수라는 이름도 아닙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문제를 정확히 바라보고,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실용적이고 책임 있는 정치 집단. 즉, 진보도 보수도 아닌, 공동체의 미래를 우선하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진영이 아니라 방향을 이야기하는 정치, 이기기 위한 정치가 아니라 사회를 움직이기 위한 정치. 그런 정치를 다시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