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취재가 시작되자]

[취재가 시작되자]해외 연수가 본연의 임무보다 소중한 광주 북구의회

천홍희 기자 입력 2024-02-14 20:44:17 수정 2024-02-14 20:44:17 조회수 109

(앵커)
광주의 한 구의회 의원들이
자신들의 해외 연수 일정에 맞춰
구 업무 일정을 조정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예산을 심사하고 결산하는 것은
구의회의 가장 중요한 업무일진대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인
해외연수 일정에
본연의 업무가 밀린 셈입니다.

어디 의회냐면, 비리 혐의로
제명이 권고된 동료 구의원에게
면죄부를 줬던 광주 북구의회입니다.

광주MBC의 고발 보도 [취재가 시작되자]
천홍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광주 북구의 한 해 예산 1조 원이 
잘 쓰였는지
구 의원들이 직접 확인하는 결산 검사.

광주 북구 의회의 결산 검사 일정이 
당초 공무원들이 예상했던 4월 말보다
열흘 가까이 앞당겨지게 됐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북구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결산 검사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 이재광 / 전국공무원노조 광주지역본부 북구지부장
"그 날짜에 맞춰서 준비를 해오는 과정이 있을 겁니다.
(일정을) 당기는 과정에서는 저희 직원들이 상당히 부담감을 느끼고..."

결산 검사 일정이 예상보다 
열흘이나 앞당겨진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과 동남아로 떠나는 북구의회 의원들의
해외 연수 때문이었습니다.

북구는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을 고려해, 
그 이후로 결산 검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회에 일정 조율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북구 의회가 
해외 연수가 4월 말로 예정돼 있으니 
결산 검사 일정을 당겨서 해야 한다며
북구청의 요구를 거부한 겁니다.

북구 의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통상 5월에 하던 구정질문을
3월로 변경하기까지 했습니다.

구의회는 집행부가 먼저 구정질문 일정을
3월로 변경해달라고 요청했고,
5월에는 추경 예산안 심의가 예정돼있는데
구정 질문과 심의를 
함께 추진했던 적이 없다는 이유를 댔습니다.

하지만 이런 해명이 무색하게도
구정질문과 추경예산 심의가 동시에 치러진 경우가
이전에도 6번이나 있었습니다.

같은 의회에서도 부끄럽다는 말이 나옵니다.

* 손혜진 / 광주 북구의회 의원
"주민들을 대신해서 저희가 검사를 하는 건데
그렇게 중요한 일정을 총선 기간 딱 한복판에 잡아 놓고
이게 정말 잘할 수 있을까 저는 너무 걱정이 되고요."

도대체 해외연수가 무엇이길래 
구정질문 일정과 결산 검사 일정까지 
바꿔서 갈 정도로 대단한 것일까요?

구의회가 그렇게 악착같이 가려고 하는 해외연수.

정작 무슨 목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갈 것인지는
아직까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김형수 북구의회 의장은 
결산 검사와 구정 질문을 앞당겨도
업무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고,
결산검사가 해외 연수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취재가 시작된 이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 연수를 강행할 뜻을 밝혔습니다.

* 김형수 / 광주 북구의회 의장
"모든 의정 활동은 구정 질문이 됐든 국외 공무가 됐든
결산 검사가 됐든 동일한 의정 활동으로서 열심히 하는 것이지..
연중 일정에 맞춰 차질 없게 진행해 나가려고 합니다."

북구의회는 지난해 10월 
비리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기대서 구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 권고를 받고서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면죄부 징계를
강행해 지역사회의 비난을 산 바 있습니다.

4월 말 가겠다는 해외연수를 진짜로 갈 것인지
또, 간다면 어떤 내용으로 진행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북구의회 #해외연수 #결산검사 #구정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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