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의 여름나기-R

광주MBC뉴스 기자 입력 2004-07-30 12:00:00 수정 2004-07-30 12:00:00 조회수 4

◀ANC▶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홀로 나는 노인들이 그어느때 보다도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기요금이 아까와 선풍기도 틀지 않고

부채하나에 의지해 더위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박민주기잡니다.

◀END▶



여수시 소라면 대포리 장전마을입니다.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햇볕이 바로 내리쬐는

올해 82살의 김재복 할머니 집에는

더위를 피할 마땅한 공간도 없습니다.



흙집 지붕은 군데군데 허물어 속 살을 보이고,

벽도 곳곳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30여년을 홀로 살아온 김 할머니에게

여름은 무더운 땀과 외로움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INT▶

마을 주민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사준

선풍기는 전기료가 아까워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김 할머니의 무더운 여름엔 부채 하나면

그저 족합니다.

◀INT▶

김 할머니는 맹위를 떨치는 삼복더위 속에서도

마당 한켠의 텃밭을 포기하지는 못합니다.



힘겨운 호미질에 힘이들어가고

자식대신 콩이며 옥수수가 할머니 정성을

먹고 자라납니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식히다 보면

이웃들의 안쓰러운 방문도 이어집니다.



얼음물 한 그릇의 시골 인심에는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시원함이 묻어납니다.

◀INT▶

한달에 한번씩 찾아주는 자원봉사회원들도

김 할머니의 여름엔 반가운 손님입니다.



아궁이가 그대로 남아있는 부엌이며

집안 곳곳에 손길이 닿으면

시골집도 제 모습을 갖춰갑니다.



더위를 피해 모여든

마을 정자나무 그늘 아래서는

남루한 삶을 잠시 떨쳐버리는 웃음꽃이

피어나기도 합니다.



여수지역의 독거노인은 4백여명,



그들의 힘겨운 여름나기에

그나마 이웃들의 작은 배려가

여름을 이기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민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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