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건소에서만 반평생을 보낸 의사가
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는 전국 최초의 장애인 보건소장이기도
했습니다.
김인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보건소 의사로 21년 일해왔던 김세현 씨가
보건소장이 된지도 벌써 8년째입니다.
이번 달 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보건소에는
의사 시절 김 소장에게 진료 받았던 환자들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용수/북구 충효동
"원장님이 지어준 약을 먹고 그대로 쭉 이상도 안 오고 여태까지 진료를 받아왔어요."
함께 일했던 직원 역시
한결같이 환자에게 귀기울이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을미 계장/서구 보건소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노인분들의
어려운 점, 사적인 이야기까지 다 들어주셨고요."
선천성 뇌성마비 3급인 김 소장의 지난 삶은
고비의 연속이었고, 인생 역정은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남들이 6년이면 졸업하는 의과대학을
9년만에 졸업했고,
의사로 자리 잡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세현 소장/북구 보건소
"(중학교 시절 형이 준 편지에) 비켜라,운명아. 내가 나간다라고 하는 구절이 있었어요.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가슴 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는 구절 중에 하납니다."
보건소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는
이렇게 오래 일하게 될지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일반 병원에서 냉대받는
어려운 환자들을 보며 남들이 마다하는
보건소 의사로 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렇게 3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고도
김 소장은 퇴임 후에도
의료 봉사를 계속하고 싶어합니다.
(인터뷰)
김세현 소장/북구 보건소
"찾아오시지 못하는 분들. 속마음을 터트릴 데가 없어서 그것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까 홧병 (이 된 사람들.) 그분들을 돕고 싶어요."
반평생 힘없는 사람에게 귀 기울였던
마음 따뜻한 김소장이
환자와 다시 만나게 될 날이 기대됩니다.
MBC뉴스 김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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