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직선이던 도로를 휘게 하는 자 누구인가

김철원 기자 입력 2019-06-05 20:20:00 수정 2019-06-05 20:20:00 조회수 2

(앵커)
화순군이 무등산 자락에
도로를 개설하면서
당초 계획과는 달리
S자로 구부려서 시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긴 규정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나 감사원이 확인해봤더니
구부러진 도로가
마을 유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연결돼 있었습니다.

김철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립공원 무등산에 지난 2017년 조성된 자동차캠핑장입니다.

이 곳으로 진입하기 위한 2차선 도로 마무리공사가 한창입니다.

하지만 진입로는 당초 설계와 다른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캠핑장 인근 마을 전 번영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쪽으로 도로를 바꿔주지 않으면 토지보상협의에 응하지 않겠다고 버티자 화순군이 이 번영회장 요구를 받아들여 도로 선형을 바꾼 것입니다.

(녹취)인근 마을 주민/
"길이 이쪽으로 직진으로 가야 되는데 누가 어떻게 해서 (곡선으로) 갔다고 시끄러웠는데 조용해졌어. 그 때는 누구 목이 하나 달아날 것 같이 그러더니 괜찮습디다"

자치단체가 특정인의 요구를 들어준 것도 문제였지만 들어주는 과정도 문제였습니다.

화순군은 도로가 직선에서 곡선으로 바뀐다는 내용을 주민에게 알리지 않았고 기관간에 해야 할 환경영향평가 협의도 다시 하지 않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습니다.

그 결과 번영회장은 자신의 식당과 도로가 바로 연결되는 혜택을 얻게 됐지만 이용자들은 불편해졌습니다.

(스탠드업) 원래 계획상 이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50킬로미터입니다. 그것은 도로가 직선으로 났을 경우에 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도로가 곡선으로 휘면서 제한속도는 시속 40킬로미터로 줄었습니다. 결국 이용자들만 불편해진 셈입니다.

감사원은 관련 절차를 지키지 않은 공무원 3명을 징계할 것을 단체장에게 요구했습니다.

화순군은 이와는 별도로 오토캠핑장 운영을 하지 못하게 됐다며 국립공원공단이 제기한 송사에도 휘말려 있습니다.

2차선 도로는 올해 말 준공될 예정인 가운데
결국 번영회장만 이득을 보게 생겼습니다.

MBC뉴스 김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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