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s)16세 '5.18 시민군' 박정철 씨 사망

우종훈 기자 입력 2019-08-07 07:35:00 수정 2019-08-07 07:35:00 조회수 10

(앵커)

만 열여섯의 나이로 5.18 민중항쟁에 참여해

시신 수습을 도왔던

박정철 씨가 숨졌습니다.



박 씨는 5.18 때 입은 정신적 상처와

역사를 왜곡하는 주장들을

견디기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만 16살, 고등학교 2학년 신분으로

5.18 민중항쟁 당시

상무관에서 시신 수습을 도왔던 박정철 씨.



항쟁 마지막날인 27일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했던 박 씨가

39년이 지나 광주 한 야산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계엄군에 구속돼 모진 고문을 받았던 박 씨는

동지들 사이에서 '막내 시민군'으로

불렸습니다.



(인터뷰)이흥철/5.18민중항쟁 구속자회 사무처장

"활동했던 사람들로써는 거의 막내. 지금 현재 80년 (5.18민중항쟁이) 39년이 됐고, 40년에 접어들지만 지금까지도 막내라고는 항상 붙여져요."



계엄군의 총탄에 시민들이 스러지는 것을 본

박 씨는 평소 아들들에게

'당시 광주시민이라면 누구든 민중항쟁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39년 전의 상처를 의연하게 이겨왔던 박씨는

최근 5.18 역사 왜곡이 심해진 이후

몹시 힘들어 했다고 유족들은 말했습니다.



(녹취)유가족/

"5.18 자체를 부정하는 그런 일들이 생기면서 요즘에는 명단(공개)시위도 있지 않습니까. 그것에 대해서 제가 잘못됐다고 하진 않는데, (아버지는) 자체를 부정하는 채로 그런 시위들이 이루어지고 하니까 후회를 좀 많이 하셨던 것 같습니다."



'막말 논란'을 빚은

자유한국당 공청회가 있었던 지난 2월에는

생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상경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전화 인터뷰)명지원/광주 트라우마센터장

"일상에 적응해서 살려고 해도 자꾸 80년으로 소환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때의 죽음과 같은 고통과 기억으로 다시 매번 소환당하면서 사시는 것이죠. 그러니까 한 발짝도 앞으로 못 나가고 사신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4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반복되는 가해자들의 발뺌과

5.18을 모독하는 거짓 주장들이

힘겹게 일상을 살아가는 피해자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ANC▶

◀END▶

광주 mbc뉴스 daum에서 확인하세요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