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40년된 된 이발관(R-광주 협의용)

윤근수 기자 입력 2000-03-13 17:56:00 수정 2000-03-13 17:56:00 조회수 0

◀ANC▶

연탄 난로 위에는 물이 끓고,

라디오에서는 철지난 유행가가 흘러나오는 이발관 풍경.



혹시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그런 곳이 있습니다.



50-60년대 이발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이 이발관의 주인은 벌써 44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윤근수 기자



◀VCR▶

길모퉁이 기와집 처마밑에

엉성하게 매달린 낡은 함석 간판..



한눈에도

수십년 세월의 때가 묻어납니다.



다섯평 남짓한 실내에는

지직대는 라디오와 연탄 난로,

신문을 잘라 만든 면도 종이까지

이발관의 옛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칠순을 앞둔

베테랑 이발사 양성호 할아버지가

44년째 이발관을 지키고 있습니다.



◀INT▶얼굴보면 어떻게 자를지



전쟁 직후 배고팠던 시절,

기술이 있으면

밥은 굶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양 할아버지는 가위를 들었습니다.



70년대 초반에는 종업원 다섯명을 거느리고도 하루해가 짧을 정도로

호황도 누렸습니다.



그러나 장발 유행과 함께

양 할아버지의 이발관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고,

미용실과 퇴폐 이발소로

손님들이 옮겨 가면서 이제는

20-30년 단골만 남았습니다.



◀INT▶여기서 깎아야 시원해



하루에 두세명 뿐인 손님들로

돈벌이가 될 리 만무하지만

양 할아버지는 새 천년에도

이발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가위 하나로

기쁨을 일궈 낸다는

44년 가위손 철학 때문입니다.



◀INT▶손님도,나도 기쁘고



엠비씨 뉴스 윤근숩니다.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