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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통일의 집에는 지난해 출소한 비전향 장기수들이 서로를 의지해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기대와 설레임 속에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광주 윤근수 기자
◀VCR▶
'통일의 집' 사람들은
오늘도 빗자루를 들고
취로 사업에 나섰습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에
지겨울 법도 하건만 30년 넘게 외로운 감옥살이를 견뎌온 터러
고달픔보다는
늘 즐거움이 앞섭니다.
◀SYN▶나와서 움직이니까 좋다
생계 때문에라도 이들은
취로사업을 그만 둘 수 없습니다.
정부가 주는 보조금은
한달에 10만원 안팎인데다
마땅한 일거리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두고 온 형도 형이지만
그래서 이재룡씨는 굳이
북으로 가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SYN▶여기선 생활능력 안되고
거긴 그래도 보장이되니까
통일의 집에는 이씨를 비롯해
비전향 장기수 5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 89년에 출소한
김인서씨는 요즘
바짝 조바심이 나 있습니다.
회담이 잘 성사되면
누구보다 먼저 송환될 대상이지만
요즘 뇌출혈이 악화돼
병원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SYN▶
더이상 악화만 안되면 다행인데
요즘들어 통일의 집 사람들은
모두가 고향과 가족 생각에
깊이 잠겨 있습니다.
개성 근처가 고향인 이경찬씨는
화폭에 만물상을 옮겨 담으며
애써 그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SYN▶이북 산을 그려보려고
그렇지만 어느 누구도
귀향에 대한 기대감을
섣불리 내비치지는 않습니다.
◀SYN▶북송 기대 반반
작은 감옥에서 보다 큰 감옥으로
옮겼을 뿐이라는
이들의 자조섞인 이야기처럼
어쩌면 두터운 이념의 벽을
너무나도 뼈저리게 실감한 때문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의 문제가 이념적인 차원을 떠나
인도적이고 민족적인 차원에서
이야기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SYN▶통일이 우선이야
비록 분단의 아픔을 보듬고
살아야 했던 나날들이었지만
이들이 통일의 집에서 보낸
지난 1년은 적잖이 보람도 있었고
희망도 있었습니다.
◀SYN▶
우리 봐서 쓰레기도 안버려
그래도 이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은
3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북한 송환입니다.
고향이 거기에 있고,
또 이념의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엠비씨 뉴스 윤근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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