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앉는 곳마다 깃을(R)

윤근수 기자 입력 2000-08-03 13:56:00 수정 2000-08-03 13:56:00 조회수 0

◀ANC▶

다음달 초 북환에 송환될

비전향 장기수가 30여년 옥살이와 출소 이후의 생활을

수필집으로 엮어서 펴냈습니다.









광주 문화방송 윤근수 기자









◀VCR▶

"1999년 2월 25일,

감옥 생활의 마지막 아침은

여느 때보다 눈부시고 밝았습니다"



그러나 33년 옥살이를 마치고 출소한 김동기씨에게

세상은 온통 낯설기만 했습니다.



감옥과는 달리 따뜻한 온돌 때문에

잠못 이뤘던 기억...

채 한평도 안되는 독방에서는

전혀 필요 없던 문이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졌다는 이야기,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는

이 이야기들은 33년 세월의 무게보다 더 큰 아픔으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짓누릅니다.



김씨는 남녘 사람들과 어울려 지낸 1년 반동안의 생활을

모두가 같은 핏줄임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으로 회고했습니다.



◀INT▶



김씨의 수필집은

고향 이야기로 끝을 맺고있습니다.



동쪽으로 쪽빛 바다가 펼쳐지고

뒷산에는 진달래꽃이 흐드러진 함경북도 성진시,



아직도 김씨는 진달래만 보면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에

눈시울이 먼저 뜨거워집니다.



◀INT▶



김씨는 비전향 장기수도

보통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책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김씨의 책은 보통사람이면서도 고향과 가족과 자유를 감금당해야 했던

비전향 장기수들의 삶과

분단의 아픈 역사를

잔잔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엠비씨 뉴스 윤근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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