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뉴스를 위한 변명>(서울 편집2부장)

정영팔 기자 입력 1999-08-24 07:42:00 수정 1999-08-24 07:42:00 조회수 7

<아침뉴스를 위한 변명>

- 엊그제 일요일(8.22.) 편집회의에서 아침뉴스와 관련해 일부 부서의 불만이 제기된 데 대해 담당 부장으로서 아래와 같이 해명 및 이해를 구합니다.

- 제기된 불만은
" 제대로 내 주지 않는다 " 는 불만보다도
" 왜 7시대에 안 내주고 6시대에 내느냐 " 거나
" 공들인 작품을 왜 (일요일) 아침 뉴스로 내느냐 " 등인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혹시 팩트에서 잘못 있으면 지적 바랍니다.
뉴스데스크에서 빠지면 아침으로 간다는 원칙이 편집회의에서 천명된 일도 있습니다만..)

- 우선 6시, 7시대 관련 불만에 관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일요일(8.21.) 회의에 참석한 한 데스크가 " 왜 지방 뉴스를 홀대하느냐. 토요일 아침의 경우, 5개 아이템이 6시대에 나갔다 " 며, " (제작 아이템을) 넘기고 싶지도 않고 넘기고 싶은 생각도 없다 " 는 발언까지 했다고 합니다.

- 이에 대한 해명은 이렇습니다.
우선, 예로든 토요일 아침(8.21.)의 경우는
5개가 6시대에 나가고 7시대에는 그중 1개 밖에 나가지 못한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그 하루전인 금요일의 경우(8.20.), 6시대에 3개, 7시대에 4개가 나갔고, (2번 나간 것 포함) 7시대 지방 뉴스중 1개는 - < 폐 아스콘 불법매립 > (마산) - 그날의 뉴스들 가운데 4개를 선정하는 주요뉴스로까지 잡았음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 혹시 토요일 6시대에 나간 지방뉴스는 어떤 아이템들이었을까요.
특정한 아이템 예를 하나만 들겠습니다.
모 지방사의 "폐비닐 몸살" 기사는 "농촌 폐비닐 몸살"이란 제목으로 얼마전 사회부 김주태 기자가 만들어 방송된 적이 있고 저도 2년 전 일선 기자로 환경을 담당할 때 만들어 방송한 기억이 있습니다. 자주 등장한 아이템입니다.

- 저는 그러나 지방뉴스이기 때문에 홀대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아침뉴스 담당 피디 들에게는 가급적 그날 들어온 뉴스는 그날 모두 소화하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러다 보니 (그날 6시, 7시대에 적당히 배치하다 보니) 6시대에 들어가고 7시대에 못 들어가는 경우도 생기는 게 사실입니다.

- 여기서 다시 생각해 봅시다. 그럼 6시대는 무슨 뉴스로 메울까요.
비슷한 질문과 함께 생각해 봅시다.
일요일 아침뉴스에 나간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신다면, 그럼 일요일 아침뉴스를 진행하려는데 아이템이 부족하면 무엇으로 메울까요.

- 뉴스 시간은 다가오는데 아이템이 부족해 메울 수 없을 때 이를 채우느라 밤새 피 말리며 고민하는 편집2부 담당자들의 입장을 생각해 보신 일이 있습니까.

- 자신의 소속 부 아이템만 생각하시지 말고, 내 뉴스만 가지고 판단하시지 말고, 그날 전체 큐시트를 보시고 다른 뉴스보다 밸류가 더 있는데 판단이 잘못됐다는 등 타당한 지적을 해 주시면 달게 받겠습니다.

- 또 아침뉴스에 나가는 게 불만이면 아침뉴스를 대폭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고 보는지 등 근본적인 대책을 함께 고민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왜 내 뉴스를 아침에, 사각지대에 내느냐고 하신다면 아침뉴스의 경쟁, 발전은 포기하자는 것인지 아침뉴스의 '무사안일'(주는 대로만 받고, 주문도 안 하고, 경쟁 포기하고...)을 혐오하는 담당자로서 묻고 싶습니다.

- 심지어 아침뉴스와 관련해 이런 태도를 가지신 분도 있(었)다고 합니다.

" 다른 방송이나 조간에 났다고 아침뉴스에 대기 위해 확인하는 전화를 절대 새벽에 집으로 하게 하지 말아라. "

- 아니, 뉴스데스크와 관련해서 아래와 같이 말하는 분도 있었다니 위는 약과라고나 할까요.

" 왜 내 뉴스를 뺐느냐. 한번 더 빼면 다시는 뉴스데스크에 리포트 안 해 주겠다. "

- 이런 분들에 대한 제 평가는 유보합니다.
다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를 낮추고 양보하고 어두운 구석을 더듬어 볼 필요가 있지는 않은가 싶습니다.

- 아침뉴스에 나가는 게 손해본다는 생각이라면, 손해보며 사는 삶은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일까요. 잘 보이지 않는 빈 구석을 채우는 게 길게 보면 자비를 베풀며 오히려 더 가치가 있는 삶을 사는 것 아닐까요. 불쌍한 이웃이 있으면 < 불우이웃돕기 > 하는 게 보람된 삶 아닌가요.

(이 글에 대한 반론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건전한 토론에 의해 뉴스가 발전하고 보도국이 발전하고 우리 사회가 발전한다고 믿습니다.)

1999년 8월 24일

뉴스편집2부장 정기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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