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한장 뿐인 달력(수퍼)

박수인 기자 입력 1999-12-06 21:09:00 수정 1999-12-06 21:09:00 조회수 0

◀ANC▶

오늘 아침 달력 보셨습니까?



20세기 마지막해의 달력이

꼭 한 장 남았습니다.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이

더 없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땝니다



박수인 기자









매달 1일은 시작을 의미하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남아있는 20세기가

빛이 바래가는

종이 한장에 담겨 있습니다.



동그라미 세개가

나란히 찍힌 새 달력은

새천년의 시작을

화려하게 그렸습니다



숱하게 지나쳐갔던

즈믄해와 오는 해

올해는 보다 큰 무게가 실립니다.



한 세기를 보내는 말미에

겪어야 했던 힘겨운 살림과

볼쌍 사납기만 한

지도권층의 이전투구.



저무는 세기와 함께

묻어두고 싶은 예기들입니다.



◀INT▶



새로운 백년이 시작된다는

조금은 생소한 기분탓인지

막연한 꿈에 부풀기도 합니다



새천년을 맞는 축복속에

백년가약을 맺는 연인들로

혼수시장이 활기찹니다.



가판대에서 산 밀레니엄 복권에

행운의 밑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차피 새로운 시간을

일궈가는 것은 개개인의 몫



텅빈 부대를 알차게

채춰가야 한다는 부담도

시민들의 어깨를 짓누릅니다.



◀INT▶



고통과 기쁨이 함께 했던 날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설계해야 하는 날들.



이제 한 장 남은 달력이

사라질 날이 꼭 한 달 남았습니다.



엠비씨 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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