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오늘 아침 달력 보셨습니까?
20세기 마지막해의 달력이
꼭 한 장 남았습니다.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이
더 없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땝니다
박수인 기자
매달 1일은 시작을 의미하지만
오늘은 다릅니다.
남아있는 20세기가
빛이 바래가는
종이 한장에 담겨 있습니다.
동그라미 세개가
나란히 찍힌 새 달력은
새천년의 시작을
화려하게 그렸습니다
숱하게 지나쳐갔던
즈믄해와 오는 해
올해는 보다 큰 무게가 실립니다.
한 세기를 보내는 말미에
겪어야 했던 힘겨운 살림과
볼쌍 사납기만 한
지도권층의 이전투구.
저무는 세기와 함께
묻어두고 싶은 예기들입니다.
◀INT▶
새로운 백년이 시작된다는
조금은 생소한 기분탓인지
막연한 꿈에 부풀기도 합니다
새천년을 맞는 축복속에
백년가약을 맺는 연인들로
혼수시장이 활기찹니다.
가판대에서 산 밀레니엄 복권에
행운의 밑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차피 새로운 시간을
일궈가는 것은 개개인의 몫
텅빈 부대를 알차게
채춰가야 한다는 부담도
시민들의 어깨를 짓누릅니다.
◀INT▶
고통과 기쁨이 함께 했던 날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설계해야 하는 날들.
이제 한 장 남은 달력이
사라질 날이 꼭 한 달 남았습니다.
엠비씨 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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