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웠던 대로" 심폐소생술로 80대 구한 버스기사

김철원 기자 입력 2023-05-02 08:07:22 수정 2023-05-02 08:07:22 조회수 1

(앵커)

시내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은 노인이

버스 기사 덕분에 목숨을 구했습니다.



평소 버스 회사가 실시한

심폐소생술 교육이 위급한 순간에

빛을 발했습니다.



MBC충북 이채연 기자입니다.



(기자)

한산한 시내버스에

80대 할아버지가 부인과 함께 올라탑니다.



나란히 앉아서 가는 도중,

할아버지가 힘없이 창문에 머리를기댑니다.



이 모습을 룸미러로 본 버스 기사가

차를 세우고 다가가할아버지 상태를 살핍니다.



* 나홍식/시내버스 기사

"아무래도 너무 이상해서 차를 세우고 할머니한테 여쭤봤어요.
많이 어지러우시다 그러셔서, 그 당시까지만 해도 좀 의식이 있으셔서 창문만 열어드렸어요."



버스는 다시 출발했지만

할아버지의 고개는 더 뒤로 젖혀지고,



몸을 흔들어봐도 움직이지 않자

부인이 어딘가 다급히 전화를 겁니다.



다시 버스 기사가 달려와 보니

이번엔 의식을 잃고 숨을 쉬지 않는 상태.



119에 신고 하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합니다.



* 나홍식/시내버스 기사

"(119 상황실에서)빨리 가슴 압박 준비를 해서 하라고 해서,
당황해서 '지금 앉아계신다' 그랬더니 해보시라 그래서 가슴을 몇 차례 계속 눌렀는데..."



주변 사람까지 도와 아예 바닥에 눕혀

약 5분간 이어간 심폐소생술 끝에,

숨을 내뱉으며 의식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구급대원들이 올 때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살핀 끝에,
할아버지는 뒤이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무사히 이송됐습니다.


* 유영호/청주동부소방서 오창119안전센터 구급대원

"기사분이 봤던 (환자)상태가 맞는 상태에요. 가슴 압박을 정확히 해주셨다고 판단합니다."



3년 차 버스 기사의 신속한 대처는

평소 회사에서 배워둔

심폐소생술 교육 덕분이었습니다.



* 나홍식/시내버스 기사

"배웠지만 '이걸 내가 평생 뭐 한 번이라도 써보겠어'라는 생각은 솔직히 가졌습니다.
이번에 닥치고 나니까 내 머릿속에 넣는 게 아니라 내 몸으로 익혀서..."



심폐소생술을 알고는 있지만

누군가를 정말 구할 수 있을까 라는 의심 대신,

용기와 자신감이 한 시민을 구했습니다.



MBC NEWS 이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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