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동물원 폐쇄 요구 빗발..무슨 일이?

김철원 기자 입력 2023-06-19 07:48:13 수정 2023-06-19 07:48:13 조회수 2

(앵커)

김해의 한 동물원을 폐쇄해달라는 요구가
시청 게시판에 빗발치고 있습니다.

열악한 사육환경 탓에 동물이 학대 당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데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해당 동물원을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MBC경남 문철진 기자입니다.

(기자)

야트막한 언덕 위에 자리한 김해의
한 동물원.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사자가
바닥에 힘없이 누워 있습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우리는
햇볕조차 들지 않습니다.

콘크리트 바닥에 서 있는 호랑이도
구석에 앉아 있는 흑표범도
움직임이 거의 없습니다.

양은 털을 제때 깎아주지 않아 덥수룩하고
독수리가 살고 있는 새장은
구조물이 부서져 바닥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시설 곳곳이 낡아 녹이 슬었고
악취를 풍기기도 합니다.

* 배병준/부산시
"공간 자체가 협소하고 냄새도 많이 나고 배설물도 바닥에 많이 깔려 있고..."

이런 열악한 사육환경이 SNS를 타고 번지면서
김해시청 홈페이지에는 동물원 폐쇄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습니다.

* 권세화/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동물원법에도 각 개체의 습성에 맞는 환경이 조성 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 환경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동물원입니다."

지난 2013년에 문을 연 이 동물원은
하루에 천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관람객이 급감했고 직원도 줄어
지금은 사육사와 보조사육사 2명이
60여 마리의 동물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동물원법 개정으로 오는 12월부터
사자나 호랑이 같은 맹수류는
야외 방사장을 설치해야 하지만
자금난으로 기존 시설 개보수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동물원측은 사육환경이 열악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먹이 공급은 제때 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 동물원 관계자/
"문 닫으라면 닫겠습니다. 닫고 난 뒤에는요? 그냥 저 안에서 굶어 죽는 것 보라고요?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김해시가 수의사를 통해
동물들의 건강을 확인한 결과
큰 이상은 없었습니다.

김해시는 사업자가 자진해서
동물원을 폐쇄하도록 유도하고
남은 동물은 다른 동물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 이시헌/김해시 환경정책과
"동물 복지나 그런 차원에서는 현재 시설로는 좀 어렵다. 그래서 저희들이 계속 설득을 하고 있습니다."

동물원 측은 이달 내로
개선을 하든 폐업을 하든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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