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금, 일본 자치단체들 사활을 걸다

김철원 기자 입력 2023-08-17 07:41:25 수정 2023-08-17 07:41:25 조회수 6

(앵커)

고향사랑기부금제도가 먼저 시작된 일본에서는

고향납세 기부금이 8조 원에 달하면서
지자체들이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고향납세 기부금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본 지자체들의 다양한 모습을 취재했습니다.



춘천문화방송 강화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23일 치러진 일본의 통일지방선거.



홋카이도현 하코다테 시장 선거에서
정치 신인이 당선됐습니다.



4선에 나선 현 시장을 꺽고,
그 밑에서 일하던 부하 공무원이 뽑혔습니다.



오이즈미 쥰 후보가 내세운 대표 공약은
고향 납세 기부금 증대.



현재 87억 원보다 11배인
1천억 원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이처럼 고향납세 기부금은
단골 선거 공약으로 등장할 만큼
일본 전역의 관심사입니다.



* 오이즈미 쥰 / 하코다테시 시장

"리더가 바뀌면 도시가 바뀝니다."



1960년대 일본 경제 고도 성장의 상징과 같던
 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한 미에현 욧카이치시.



그러나 성장의 이면에 대재앙이 움트고 있었습니다.



세계 6대 환경오염사건으로 꼽히고 있는 집단천식사건.



지금도 공장 근처만 가도 매케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이 공장에서 뿜어대는 유황산화물로,
1,231명의 천식 환자가 발생했고 80여 명이 숨졌습니다.



50년이 넘은 사건이지만,
욧카이치시는 공해 도시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는 고향납세 기부금을 모으는데도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욧카이치시는 2012년 이후
10년 연속으로 고향 납세가 적자입니다.



재작년에는 적자액이 80억 원에 달했습니다.



기부 받은 금액은 5억 원에 불과한데,
주민들이 다른 지자체에 기부한 금액은 85억 원에 달했습니다.



* 모리 토모히로 / 욧카이치시 시장

"욧카이치시의 고향납세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돌파하고 진정으로 욧카이치시를 위해 일해줄 수 있는
유능한 분을 욧카이치시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욧카이치시는 궁여지책으로 올해 5월
민간 기업에서 수 십년 간 홍보와 마케팅을 맡았던
전략 프로듀서를 채용했습니다.



연봉 1억 원을 받는 이 공무원의 역할은 오직 하나.



시의 고향납세 홍보 전략을 개혁해
적자인 기부금을 흑자로 돌리는 것입니다.



* 쿠사카 코이치로 / 욧카이치시 전략프로듀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그런 관점이 조금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 그 부분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한해 1천만 명이 찾는 일본 최대 아웃렛.



이곳에 특이한 자동판매기가 설치됐습니다.



신용카드로 10만 원에서 100만 원을 기부하는

고향납세 자동판매기입니다.



답례품은 아웃렛 음식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사권입니다.



* 스즈키 메구미 / 고텐바시 매력발신과 주임

"2021년 3월부터 시작해서 대략 820만 엔 정도 기부금을 받았고
건수로는 약 450건의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자동판매기 왕국답게 일본에는 이런 고향납세 자판기가
골프장과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잇따라 설치되고 있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고향납세 기부금을 모집하기 위한
일본 자자체의 수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화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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