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식당..지원 끊겨 더 이상은..

김철원 기자 입력 2023-08-22 08:02:40 수정 2023-08-22 08:02:40 조회수 3

(앵커)

방학 때 식사를 거르는 아이들이 없도록

단돈 500원에 점심을 제공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맛있고 질 좋은 점심을 제공해 인기인데요,



그런데 이 식당이 이번 방학을 마지막으로

문 닫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MBC경남 이선영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경남 창원의 한 식당.



주방에서 고기를 치대며

점심 메뉴 준비에 한창입니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양파를 볶고 감자도 튀기고

달걀 프라이까지..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치고

오전 11시 반, 식당 문을 열자

어린이 손님들이 기다렸다는 듯 들어옵니다.



이름과 학년, 사는 곳을 간단히 적고

고사리 손으로

저금통에 넣은 밥값은 단돈 500원.



시중에서 만 원 넘는 메뉴를

단돈 500원에 먹을 수 있습니다.



* 송채연/초등학교 4학년
"도서관 있는데 거기에 포스터 보고 왔어요.
(먹어보니까 어때요?) 맛있어요.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네."



저금통 앞엔 금세 줄이 만들어졌고,

30분 만에 32석 규모의 식당이

어린이 손님들로 가득 찼습니다.



* 오화자/자원봉사자
"맛있게 드세요. 모자라면 이야기해요."



창원행복신협이 700만 원을 지원하고

블라썸여좌사회적협동조합이 방학 때마다

운영하는 500원 식당.



급식이 없으면 건강한 밥을 먹기 어려운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 아이들을 위해

탄생해 이번 여름방학 동안

12차례 점심을 제공했습니다.


마지막 점심으로는

햄버그스테이크가 나왔는데요.

단돈 500원이지만, 직접 손으로 빚어 만든

한우 패티가 사용됐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질 좋고 맛있는 음식으로

입소문이 나다 보니,

흔쾌히 더 많은 돈을 내기도 합니다.



* 나혜인/초등학교 2학년
"(왜 1천 원 냈어요?) 굶는 아이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맛은 어떤 것 같아요?) 맛있어요."



500원을 받는 건 아이들을 지켜주기 위한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됐습니다.



* 이영순/ 블라썸여좌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무료로 조금 했습니다. 근데 이제 그거를 약간 소문이 나니까
아이들이 자존심이 상하다 보니까 오지를 않더라고요.
그래서 어차피 좋은 일 하는 거 그러면 이제 관내에 모든 어린이, 청소년한테
(제공하자는 뜻에서 500원으로 했습니다.)"



식당 운영엔 동네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이웃들도 기부에 동참했습니다.



* 김혜란/ 자원봉사자
"'잘 먹었습니다'하고 고사리 손으로 갖다 줄 때 너무 고마웠어요.
(아이들이) 다음에 겨울 방학에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이야기하고 갑니다."



그러나 막상 다음 방학부터

식당 문을 열 수 있을지 미지숩니다.



재료값으로만 6백만 원이 넘게 드는데,

이번 방학부턴 지자체 지원도 끊겼고

창원행복신협 등으로부터 받았던

지원금도 끊기기 때문입니다.



* 이영순/ 블라썸여좌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계속) 하실 거냐고 이렇게 물어보거든요. 근데 사실은 가슴이 먹먹합니다.
이게 저희들 약간 지원이나 그런 게 없으면 사실은 좀 힘들거든요.."



마지막 점심 운영을 마친 500원 식당은

다가오는 겨울 방학 운영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 NEWS 이선영입니다.




#500원 #식당 #방학 #지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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