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4개월 만에 이재민 만나 "지원금 못 줘"

김철원 기자 입력 2023-08-22 08:03:46 수정 2023-08-22 08:03:46 조회수 0

(앵커)
전신주의 전선이 끊어지며 시작된

강릉 산불 넉 달 만에

한국전력이 이재민들과 만났습니다.



한전은 도의적인 책임이 있다면서도,

사장이 공석인데다 누적 적자가 커서

아직 지원금을 줄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강원영동 이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신주 주변의 나무가 전선을 덮쳐

수많은 피해가 발생한 강릉 산불.



산불 발생 129일 만에,

한국전력이 이재민들 앞에 섰습니다.



* 김종필 / 한국전력 강릉지사장

"피해를 입은 여러 이재민 분들에게는

상당히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여러 가지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피해 주민들은 왜 이제야

나타났는지 한전에 따져 물었습니다.



* 산불 이재민

“지금 계시는 그 자리가 제 집입니다.

4개월이 지났는데 한 번도 사과 안 왔고요.

여기 왔다가 가셨는지 궁금하고요.“



그러나 한전은 도의적인 책임만 인정할 뿐

법적인 문제에 대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습니다.



* 김종필 / 한국전력 강릉지사장

“법적으로 책임은 제가 여기서

(단정적으로) 이렇게 말씀드리기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는...“



단순히 사과만 하러 온 것이냐며

이재민들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 산불 이재민

“그냥 진행되고 다 넘어가겠구나 이렇게 하는데 아니거든요.
다 진짜 가슴이 뼈져리게 (아프고...)”



피해 보상 요구도 빗발쳤습니다.



* 산불 이재민

“얼굴을 봤으면 그 다음 단계는 배상 협의체

의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냥 저희 얼굴만

보러 오신 거예요. 저희 어떻게 망했는지?”



그러나 만족할 만한 답변은 없었습니다.


산불 이재민들과 1시간가량 대화가 이어졌지만,

한국전력은 뚜렷한 보상 계획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회사 여건 상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 김종필 / 한국전력 강릉지사장

“최근 적자 상황이 상당히 많을 뿐더러

또 사장님이 또 안 계신 상태잖아요.

그러다보니까 결정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다만, 앞으로 강릉 산불 비상대책위원회와

협력 방안을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김종필 / 한국전력 강릉지사장

“제가 확답을, 약속 못 드리겠습니다만

(협력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저희가

노력할 수 있는 것만큼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한편, 강릉 산불 당시 한전의 과실 여부에 대한
수사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습니다.



지난 5월부터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강릉시 산림 특별사법경찰은

석 달째 결론을 못 내고 있습니다.



* 전제용 / 강릉시 산림과장

“발화 원인이 강풍에 의해서 (전선이)

끊어지면서 산불이 발생했기 때문에

또 전선 관련 저희들이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까 상당히 어려운 점이 있고

다소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수사가 지지부진한데다,

적자 상황이고 사장이 공석이라며

지원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한전의 태도에

이재민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강릉산불 #한국전력 #전신주 #발화원인 #이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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