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행사 열리는 전남.. 돌아온 '강매'의 계절

정용욱 기자 입력 2023-09-21 10:10:01 수정 2023-09-21 10:10:01 조회수 6

(앵커)
전남에서 대형 행사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행사들이 예정돼
있는데요.

항상 반복되어 왔듯 입장권 판매에
공무원들이 또 동원되고 있습니다.

협조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공무원들에게 사실상 반 강제적으로
행사 입장권 구입을 요구하고 있는 셈입니다.

박종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23 국제농업박람회는
10월 12일부터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11일동안 열립니다.

지난달 7일, 전라남도가 전남 22개 시군과 공공기관 등에 보낸 공문입니다.

제목은
농업박람회 홍보와 입장권 사전예매 협조요청.

입장권 사전할인 판매기간과 함께
가격도 나와있는데 실상은 각 시군에게
입장권을 사달라는 것입니다.

* ㄱ 지자체 관계자
"왔었죠. 공문 수묵비엔날레 협조해 가지고.
협조해 달라는 그 뜻이죠. 해달라 사달라 그 뜻이죠."

전남의 한 지자체가 만든 자료입니다.

농업박람회 입장권 92000 매 가운데
이 지자체가 배정받은 입장권 수과
액수가 나와 있습니다.

각 시군 그리고 해당 시군 공무원들은
상급기관인 전라남도의 요청을 쉽게 거절하기가
힘들어 입장권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 ㄴ 지자체 관계자
"거의 어렵죠 사실. 상급기관에서 공식적으로 협조요청하면..."

국제농업박람회사무국은
축제 홍보를 위해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며 배정된 입장권 가운데
남은 표는 회수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 국제농업박람회 사무국 관계자
"우리가 시군별로 자율판매할 수 있게 미리 배부해 드립니다.
그리고 자율판매 안된 부분은 전량 당연히 다 회수하고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과 달리
일선 시군에서는 입장권을 반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9월 1일 개막한 국제수묵비엔날레도
행사 시작 전 비슷한 형태의
입장권 구입 요구가 있었습니다.

* ㄷ 지자체 관계자
"수묵비엔날레는 시군에다가 할당을 줘가지고
시군에서 돈 주고 무료로 나눠주고... "

이에대해 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은
22개 시군 인구수에 맞춰 입장권을
배분한 것일 뿐이라며 강매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국제수묵비엔날레 사무국 관계자
" 전혀 저희들은 부담 느끼지 말고 파는데 까지만 팔아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올해는 인구수로 배분하고 문화예술파트로 요청했죠. "

하지만 해당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은
재정여건에 따라 대응 방식이 각각 다릅니다.

재정이 풍부한 곳은
자체 예산으로 입장권을 구입한 뒤
산하단체 그리고 공무원들에게
그냥 나눠주기도 합니다.

반면 재정이 열악한 곳은 결국 공무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입장권을 구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ㄹ 공공기관 관계자
"도에서 예산을 받아써야 되는 입장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도 눈치를 보고 받으면 팔아줘야지
예산편성하는데 조금 수월하다는 선입견이 있어가지고... "

이런가운데
공무원들이 행사장에 갈 경우
상시학습을 인정해주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입장권을 판매하는 것도 모자라
행사장 방문 실적채우기에 공무원들을
동원하고 있는 셈입니다.

강매가 아닌 협조 요청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대형 행사 개최때마다
매번 이같은 일은 반복해서 겪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종호입니다.


#대형 #행사 #강매 #공무원 #입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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