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할매'가 작가로..할매발전소 전시회

김철원 기자 입력 2023-10-11 11:23:55 수정 2023-10-11 11:23:55 조회수 6

(앵커)

원주시 신림면에 위치한 옛 학교에서

동네 할머니들이 자신들의 삶과 이야기를 소재로 직접 만든 작품들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다큐멘터리부터 추상화, 아카이빙 북, 미디어아트 쇼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가득한 현장에



원주문화방송 유주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시장 벽 한 면을 거의 다 채울 정도로 큰 그림. 마을 주민이 모여 다 같이 만들었다는 작품 한 켠에는 모내기를 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보이고,



반대 편에는 이제는 기차가 서지 않는

신림역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을에 살았던 주민들은 자연스레 기찻길을 따라 마을을 그렸습니다.



그림에는 옆집 수저 개수도 다 안다는 우리네 옛정서가 엿보입니다.



* 심지혜/로컬리티 학예사

“각각의 집에 개가 두 마리, 한 마리, 닭 두마리 깨알 같은 이웃에 대한 정보라든지 정서들이 다 담겨있는 작품이에요.”



‘모모’ 한자 '어미 모' 자 두 개를 이어붙여

만든 작품의 제목.



전옥분 할머니가 출연한 다큐멘터리 ‘모모’는

평생을 신림면에서 함께했고 이제는 떠나버린 어머니 고 박갑선 씨에 관한 기억을 담았습니다.



모녀 모두 뒤늦게 그림을 배웠는데,

그 기억은 전옥분 할머니 마음 속 깊이 남아 있습니다.



* 전옥분/ 원주 신림면

“(어머니가) 액자를 많이 만들어서 솜씨 남긴다고 (자식들이) 서로 가격을 높여가면서 (경매를) 해서 노인네 아주 용돈을 두둑히...”



80세에 동양화를 처음 배웠지만,

눈이 침침해 붓을 놓았던 최향락 할머니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붓을 다시 잡고

난생 처음 추상화를 배워 그림을 내놓았습니다.



삶이 고단해 이제야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게 아쉽기만 합니다.



* 최향락/원주 신림면

"제가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먹고 살기 바빠서 못 했어요. 그런 기회가 있어서 시작했으니까 재밌었지. 신나게 했지 "


"폐교된 이곳에 자리잡은 할매발전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전시회에서는 설치 미술 작품, 그림, 다큐멘터리, 아카이빙 북, 미디어아트쇼 등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 '사라지는 살아지는'은 옛 황둔초등학교 창평분교에서 9일까지 열립니다.



MBC뉴스 유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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