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이전하느라".. 보호동물 무더기 안락사

입력 2023-12-04 09:42:44 수정 2023-12-04 09:42:44 조회수 26

(앵커)
강원도 영월군에서는 
유기동물 보호센터가 이전을 앞두고
보호 동물을 무더기로 안락사해 논란입니다.

사실상 '안락사 대기소'였다는 지적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나왔습니다.

원주문화방송 이병선 기잡니다.

(기자)
건물이라고 하기에도 작다란 열 평 안팎의
보호소 건물 두 동이 한창 철거 중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영월에서 구조된
유기동물들이 머무르던 곳입니다.

영월군이 유기동물 보호센터를
직영 운영하기로 하면서 철거하는 겁니다.

보호 중인 동물들은 어디로 갔을까.

보호센터는 위탁 운영자의 집 한켠에 있는데, 
집 위쪽으로 올라가니 영하의 추위에도 
야외나 다름 없는 공간에 묶여 있는 
개 4마리가 있습니다.

보호 동물들입니다.

원래 4마리였던 게 아닙니다.

지난달 29마리를 한꺼번에 '인도적 처리',
즉 안락사를 해서 줄어든 겁니다.

병에 걸린 보호동물이 많아서
안락사를 했다는 건데, 
병이 많은 이유를 묻자,

동물의 발이 지면에 닿지 않도록 띄워진 철장, 
이른바 '뜬장'을 못 써서라고 합니다.

* 영월 유기동물센터 운영자
"동물보호단체에서 그걸(뜬장) 못하게 하잖아요.
장을 다 이렇게 밑으로 낮췄다고. 
낮춰보니까
오줌 싸고 똥 싸고 매일 계속 
시간 단위로
치워줄 수가 없잖아요. 안이 
습하고 질병이 많은 거야"

이 센터는 올해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55마리의 동물을 안락사 처리했습니다.

입소한 134마리 가운데 41%나 됩니다.

안락사가 있었던 달에는 유독
자연사도 급격하게 늘었는데,
올해 자연사와 안락사 비율을 합치면
80%에 육박합니다. 

자연사는 보호 중에
자연적으로 숨진 동물의 사인을 말하는데,
병에 걸렸을 때 방치돼 
죽더라도 자연사에 포함됩니다.

이 센터가 올해 사용한 예산은
6천만 원 가까이 되는데,
운영비와 인건비 등을 합쳐 5천만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동물에게 사용한 돈은
사료비와 진료비를 합쳐 2백만 원, 
3.4%밖에 안 됩니다. 

사료를 기탁받아 사용했다는
센터 측의 설명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적은 수치입니다.

이런 보호소 운영 실태가
영월군 행정사무감사에서 집중적으로
질타당했습니다.

* 신승규 / 영월군 농업축산과장
"보호소가 철거하는 바람에 보호하던
유기동물들 인도적 처리(안락사)가 일부 이뤄졌습니다"

* 박해경 / 영월군의원
"과장님 지금 신축 보호소를 설치하기 위해서 
철거를 해야 하니까 안락사를 했다고 하셨잖아요.
그게 말이 됩니까?"

* 김상태 / 영월군의원
"이사를 가면 이삿짐을 금방 못 들어가면
보관함에 넣었다가 또 이사를 한 번 하든지 하는데,
그런 것도 있는데 어떻게 살아있는 
동물을 이렇게 할 수가 있어요"

담당 부서는 구 센터의 적정 수용 두수가 
24마리인데 계속해서 동물이 늘어나다보니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MBC뉴스 이병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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