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내버스 기사가
또 다시 폭행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버스기사를 보호할 수 있는 이른바 격벽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아직 없는 시내버스가 대부분입니다.
천홍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에서 나주로 향하는 한 시내 버스입니다.
버스 문 앞에 선 60대 남성이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손을 뻗어
기사의 얼굴에 주먹을 휘두릅니다.
다른 버스를 타야 한다고 안내한
기사의 말에 격분해 폭행을 저지른 겁니다.
*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피해자분은 뒤 차를 타라고 했는데, 그렇게 알려준 건데
가해자분께서 반말을 한다고 화를 냈다."
이처럼 기사와 승객을 가려주는 격벽이 없다보니
버스기사들은 갑작스러운 폭행에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주에서는 지난 1월에도
한 취객이 무방비 상태였던 시내버스 기사를
마구 폭행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시내버스의 경우
폭력 등으로부터 기사를 보호할 투명한 유리 벽
이른바 '격벽'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법제화돼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나주 지역의 시내버스 132대 중
격벽 설치를 끝낸 버스는 단 10대뿐입니다.
버스업체는 누적 적자가 발생하는 여건 속에서
설치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격벽을 설치하는 데
버스 1대 당 1백만 원가량이 들기 때문입니다.
* 김광수 나주교통 안전영업부장
"지금 코로나19도 발생을 하고 수익금도 떨어지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유가도 많이 폭등했는데,
그로 인해 솔직히 연료비도 잘 못 내고 있는 상황인데,
그걸 설치하기에는 현재 물리적으로 어려움은 있습니다."
관할 지자체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1월 폭행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소극적인 대처가
또다시 폭행사고로 이어졌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긴 어려워 보입니다.
* 신동근 나주시청 교통행정과 차장
"필수적으로 해야 되는 부분임에도 저희들이 의무화를
시키지 못한 부분에 저희들도 안타깝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시내버스 운전기사들.
광주전남에서
버스기사 등 운전자 폭행 사건은
지난 2022년에 모두 260여 건이 발생해
5년 전에 비해 두 배가량 증가했습니다.
MBC뉴스 천홍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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