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 해고‥미터기로 근무태만 조작?

입력 2023-12-27 17:08:19 수정 2023-12-27 17:08:19 조회수 18

(앵커)
사실상 유지되고 있는 '택시 사납금제' 등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고발한 한 택시기사가 
업체에서 해고를 당했는데요.

그런데, 불법으로 스위치를 단 요금 미터기로
근무 시간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제주문화방송 홍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한 때 택시노조 간부로 
기사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 개선에 
앞장섰던 이승명 씨.

이씨는 지난 4월,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업체를 상대로 택시 전액관리제 위반 소송을 
앞장 서 제기해 승소하고, 
택시 보조금 부정수급 관행 등을 고발한 이후
당한 조치라고 이씨는 털어놨습니다.

* 이승명 / 해고 택시기사노동자
"(나를 노조)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거나
해고시키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업체가)불이익을 당하니까…"

업체가 이씨를 해고한 사유는 5가지.

그런데 가장 큰 사유로 든 
근무태만 행위와 관련한 기록을 보면 
이해하기 힘든 점이 있습니다.

업체 측은 이씨가 택시요금 미터기를 켜지 않고 
긴 시간 빈차로 운행하거나, 
의도적으로 차량을 공회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2일과 15일에는
자정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각각 차량을 공회전했다고 기록됐습니다.

업체 측 주장대로라면
이씨가 고의로 밤새 차량의 시동을 걸어놓았다는 것.

이씨는 자신에게 배차된 차량의 요금미터기에 
별도로 전원 스위치가 설치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 이승명 / 해고 택시기사노동자
"왜 이게 시동 꺼져도 미터기가 안 꺼지고 돌아간다.
어찌된 일이냐 조치해달라 그러니까, 아 그거 옆에
스위치 하나 있으니까 그걸로 조작하면 됩니다해서…"

택시 미터기는 차량 시동을 걸거나 끄면
자동으로 
켜지거나 꺼지고, 관련법에 따라 
별도 스위치를 달아서는 안 됩니다.

이에 대해 해당업체 측은 
미터기에 별도의 스위치를 단 사실이 없으며,
이씨의 해고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시 일부 차량에 별도 스위치가 설치된 사실이 
업체 관계자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 택시업체 관계자(음성변조)
"시동을 껐을 때 미터기가 같이 꺼지게 돼 있는데 ..
택시 7대에는 시동을 꺼도 미터기 스위치가
따로 되어 있는게 있다더라고요."

이씨는 미터기 불법 스위치 설치에 대해 경찰에 고발하고,
자신에 대한 해고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MBC뉴스 홍수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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