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역의 인구 위기,
이른바 '빈 집들의 섬'으로 전락한
영도만 봐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주인 떠난 집들은 넘쳐나는데,
철거마저 쉽지 않습니다.
부산문화방송 조민희 기자입니다.
(기자)
영도 주택가 골목 따라, 온통 빈 집입니다.
깨진 유리 조각,
버려진 가구와 이불에 곰팡이가 핀 벽지까지
곳곳이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 강상철/우편 배달원
"한 2년 반 동안 50가구 정도 빠지시고.
사람을 만나지도 못 합니다.
지금도 집에 계시는지 안 계시는지도
모르는 집에 하나 가보려고요."
부산의 빈집은 원도심에만
4분의 1 이상이 집중돼있습니다.
이마저도 통계에 잡히지 않은
무허가 주택을 고려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중에서도 노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영도구의 빈 집 수는
최근 3년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철거도 쉽지 않습니다.
집주인 동의를 얻는 데 수개월 걸리고,
전담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 영도구청 관계자(음성변조)
"소유자를 찾더라도 사망하신 분이 있다든지
주소가 수정이 됐는데, 이게 현행화가 안 돼서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자 1명이 다 처리를 하고 있어서 (시간도 걸립니다)"
이 때문에 지난 3년간
영도구의 빈집 철거 건수는
전체 빈 집의 5%도 채 안 됩니다.
집주인의 자발적 철거를 유도하기 위해
부산시와 정부가 비용 지원과 세제 혜택을 내놨지만,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원도심 빈 집의 절반 이상이
이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무허가 주택이기 때문입니다.
* 이순자/인근주민
"((구청에서) 철거하러 차나 이런 거 오는 편이에요, 보신 적 있어요?)
요새는 많이 안 오더라. 그것도 순서가 있는가 본데. 빈 집 많다, 여기 청학동에."
통계청 조사 결과,
올해 부산의 자연 감소 인구는
2년 연속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구 위기 속에 빈 집은 계속 늘어가지만,
손에 잡히는 대책은 전무한 것이 현실입니다.
MBC뉴스 조민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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