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섬' 영도, 철거도 난항

입력 2024-01-04 16:36:11 수정 2024-01-04 16:36:11 조회수 10

(앵커)
지역의 인구 위기, 
이른바 '빈 집들의 섬'으로 전락한 
영도만 봐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주인 떠난 집들은 넘쳐나는데, 
철거마저 쉽지 않습니다.

부산문화방송 조민희 기자입니다.

(기자)
영도 주택가 골목 따라, 온통 빈 집입니다.

깨진 유리 조각, 
버려진 가구와 이불에 곰팡이가 핀 벽지까지
곳곳이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 강상철/우편 배달원
"한 2년 반 동안 50가구 정도 빠지시고.
사람을 만나지도 못 합니다.
지금도 집에 계시는지 안 계시는지도
모르는 집에 하나 가보려고요."

부산의 빈집은 원도심에만
4분의 1 이상이 집중돼있습니다.

이마저도 통계에 잡히지 않은 
무허가 주택을 고려하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중에서도 노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영도구의 빈 집 수는
최근 3년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철거도 쉽지 않습니다.

집주인 동의를 얻는 데 수개월 걸리고,
전담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 영도구청 관계자(음성변조)
"소유자를 찾더라도 사망하신 분이 있다든지
주소가 수정이 됐는데, 이게 현행화가 안 돼서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담당자 1명이 다 처리를 하고 있어서 (시간도 걸립니다)"

이 때문에 지난 3년간 
영도구의 빈집 철거 건수는
전체 빈 집의 
5%도 채 안 됩니다.

집주인의 자발적 철거를 유도하기 위해 
부산시와 정부가 비용 지원과 세제 혜택을 내놨지만,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원도심 빈 집의 절반 이상이 
이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무허가 주택이기 때문입니다.

* 이순자/인근주민
"((구청에서) 철거하러 차나 이런 거 오는 편이에요, 보신 적 있어요?)
요새는 많이 안 오더라. 그것도 순서가 있는가 본데. 빈 집 많다, 여기 청학동에." 

통계청 조사 결과,
올해 부산의 자연 감소 인구는 
2년 연속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인구 위기 속에 빈 집은 계속 늘어가지만,
손에 잡히는 대책은 전무한 것이 현실입니다.

MBC뉴스 조민희입니다.



#부산 #빈집 #영도 #인구감소 #철거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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