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진동 신고했더니.. 직원 붙여 주민 감시?

입력 2024-01-09 16:22:00 수정 2024-01-09 16:22:00 조회수 23

(앵커)
아파트 건설 현장 인근 주민들이 
소음이나 진동때문에 불편하다는 
이른바 '민원'을 계속 해서 제기하자,

건설사 직원들이 소음 진동 측정을 방해하고,
급기야 민원을 제기한 주민을 감시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일부 측정 방해는 인정하지만 
"감시는 절대 아니"라는 게 
건설사의 입장입니다.

원주문화방송 유주성 기자입니다. 

(기자)
원주시 반곡동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100m가 채 떨어지지 않은 주택입니다.

시멘트로 만든 구조물에 1~2cm의 틈이 벌어졌습니다. 

창문은 뒤틀렸고, 지하에도 금이 갔습니다. 

며칠(26)전에는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파 작업을 한 직후에 창문이 깨져,
건설사가 수리까지 해줬습니다.  

* 이정자/인근 주민
"진동이 와가지고 막 그거 깨느라고 발파하느라고 드릉드릉해요.
이게 깨진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디서 이게 나왔지 쳐다보니까
저 위에 다 깨진 거야"

인근에 또 다른 주택. 

눈으로 확인이 안되는 미세한 건물 균열을 
측정하는 기계의 가로축과 세로축 모두
수평 수직선에서 벗어났습니다.

측정기 설치 이후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실제 2022년 12월 공사가 시작된 이후 
원주시가 60여 차례 소음·진동을 측정했는데, 
소음 7번 진동은 2번의 기준 초과가 확인됐습니다.

주민들은 건설사의 개입 때문이지 
실제로는 위반이 더 잦았을 것으로 의심합니다.

건설사 측은 직원들이 소음 측정 전에 실시하는 
배경 소음을 키우기 위해 차량을 타고 다니며 
경적을 울리거나, 음악을 크게 틀었다는 걸 일부 인정합니다.

* 시공사 직원
"배경 소음 측정 간에 개인 차량들이 돌발적 행동들이 나왔던
부분들이 있어서 사과를 드렸고 재측정을 받았습니다."

배경 소음이 크면, 공사로 인한 
소음 측정값이 낮게 나옵니다.

건설사는 진동과 소음을 자체 측정하고 
결과를 공유하고 있지만, 기준치 이상의 
측정값 일부가 누락된 게 확인되면서
주민 신뢰를 잃었습니다.

* 시공사 직원
"한 번인가 두 번 정도는 오기가 난 적이 있어가지고
저희가 수정을 해서"

건설사가 직원을 동네 입구에 배치하고,
민원인을 감시한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민원인의 집 앞 CCTV를 확인했더니 
공사 관계자가 대문 바로 앞까지 다가와 
마당을 힐끗 살펴보고 돌아가는 장면이 
여러 차례 찍혀 있었습니다. 

* 박수창/인근 주민
"주기적으로 그렇게(감시) 하고 있죠.
매일 와서 측정을 보고 그리고 저희 집에
이 앞에 와서 제가 집에 있나 없나 확인하려고"

영상 속 직원은 민원인 집 앞에 있는 
소음, 진동 현황판을 확인했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 시공사 직원
"남의 집을 사찰하거나 관찰할 일이 없잖아요.
내가 이제 담당자한테 여기 진동이 이만큼이고
소음이 이만큼이니까 완급 조절을 해라 (말한다)"

CCTV에 찍힌 직원의 동선대로 이동해 봤습니다.
이곳에선 소음과 진동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곳에선 민원인의 집 마당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건설사는 민원인감시와
고의적인 측정치 누락은 부인하면서도,
소음과 진동 규제 위반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저감 대책을 마련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뉴스 유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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