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예약제 폐지 열 달.. "상가 망한다" 주민 갈등

김대웅 기자 입력 2024-01-23 10:09:31 수정 2024-01-23 10:09:31 조회수 57

(앵커)
충북 청주에서는 
대통령의 별장으로 쓰였던 청남대가 
지난해부터 입장 예약제를 폐지하고, 
차량 입장을 허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입니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주문으로 
근처 상가를 거치지 않고 차량이 청남대로
들어가고 있는 것인데요. 

찬반으로 나뉜 지역 주민들의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충북 김대웅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청남대로 가는 
편도 1차선 도로입니다.

평소 차로 15분이면 가던 
문의 사거리에서 청남대까지 11km 구간이
길게는 3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축제 기간 한꺼번에 차량이 몰려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원래는 사전에 예약한 차량 500대만 입장하고, 

나머지는 문의면 상가 지역에 주차한 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셔틀버스를 타야 
청남대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부터는 예약제가 전면 폐지돼
모든 차량이 
문의면 상가 지역을 들르지 않고 
들어가게 됐습니다.

김영환 지사가 과감한 개혁과 규제 완화를 강조하면서
10년 넘게 지속됐던 예약제를 없앤 겁니다.

김영환/충북지사(지난해 1월 30일)
"이것이(규제가) 해제가 된다면 청남대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 명소가 될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사랑하는 힐링의 장소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열 달이 흘러가면서, 
문의면 상가 중심에 있는 
청남대 매표소는 굳게 닫혔습니다.

주변 상인들은 매출이 30~50%까지
줄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김순희/문의면 상인
"여기를 거쳐 가지 않으니까 (청남대로)
바로 들어가시면 거기서 가셨다가 바로 그냥 나가버리시지
여기를 들어오지를 않으셔요."

* 이정애/식당 운영
"손님이 당연히 안 오죠. 그러니까 반도 더 줄은 것 같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여기는 다 상권이 죽었어요
이쪽은 그래서 굉장히 힘들어요 하루하루 사는 게"

성수기만이라도 예전처럼 차량 입장을
제한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 배동석/문의연합번영회 연합회장
"(하루에 차량) 500대만 들어가고 나머지는 셔틀 (버스로)
여기서 우리 지역 경제 살리기 위해서
(기존에 한) 약속을 지켜달라는 부탁을 드리는 거예요."

하지만 예약제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청남대에 올 수 있어야 
결국 상권도 활성화된다는 겁니다.

* 박종안/문의면 주민자치위원장
"가장 편리한 곳을 찾아가지 불편한 곳을 안 찾아간다는
시대에 와 있는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여기서 와야 한다는 논리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요."

청남대는 예약제를 폐지한 뒤,
청남대는 물론 상권도 활성화됐다고 말합니다.

지난해 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해 보니
방문객의 35%가 문의면 음식점을 
이용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일 년에 며칠 정도 인파가 몰릴 때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김종기/청남대관리사업소장
"성수기 축제 기간 주말 이런 때는 셔틀버스를 운행을 해서
문의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오게 하는"

상인들은 전체 상가 여론 조사를 거쳐,
차량 입장 제한을 다시 청남대에 요구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주민 간 찬반이 엇갈리고 있어
갈등으로 번지진 않을까 우려됩니다.

MBC뉴스 김대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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