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서 위조에 횡령...'빈 깡통'된 세계 최초 공장

김단비 기자 입력 2024-02-03 22:27:35 수정 2024-02-03 22:27:35 조회수 12

(앵커)
미래 기대주에서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한
광양의 한 회사 이야기입니다.

이 회사는 현 대표이사가
민형사 소송에 휘말리면서 
시설을 다 짓고도
공장 가동을 못하고 있는데요

세계 최초 공장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곳인데
회사 간부에 대해 사문서 위조와 횡령 등의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김단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7월,
세계 최초이자 친환경 기술로 주목을 받았던
광양시 초남공단의 한 공장 착공식.

폐플라스틱에서
재사용 가능한 기름을 만들어내는 회사입니다.

당시 폐플라스틱 처리의 모범사례로 거론됐는데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문은 굳게 잠겨있습니다.

현 대표이사인 김 모 씨가 
민형사 소송에 휘말렸기 때문입니다.

김 씨는 회사 설립 당시에는 이 회사의 감사였습니다.

김 씨는 2021년 5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주식 6만 주, 6억 원을 발행했습니다.

7천5백 주는 본인에게, 
나머지는 5명에게 증자했습니다.

하지만 당일 주주총회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주총의사록에는 주주 6명이
전원 참석했다고 돼있지만
김 씨를 제외하고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주총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는 주주들.

결국 의사록과 차용증,
신주식청약서와 주식인수증 모두
김 씨가 꾸며낸 것이라고 말합니다.

* 장재식/전 대표이사
"명의를 빌려주고 일정 주식을 받고 나중에 공장이 준공되면
취업을 시켜주는 조건으로... 제 명의를 가지고 본인들이
알아서 했던 것이죠."

이렇게 허위로 주총을 연 건
본인 주식을 불리기 위한 목적이라는 게
일부 주주들의 주장입니다.

* 김회진/피해 주주
"2021년 5월에 모든 위조나 이런 부분을 행위를 해놓고
본인이 회사에 대한 주식이나 이런 부분을
최대한 자기 입장에서 자기가 가져가려고..."

주주들은 김 씨에 대해
배임, 횡령 의혹도 제기합니다.

법인통장 내역을 보니 
치과와 약국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지출이 확인된 겁니다.

법인 설립 후 투자 받은 10억여 원 가운데
8개월 동안 김 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돈은
7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오윤기/피해 주주
"검찰에서 혐의를 잡았습니다. 치과, 약국, 병원 사소한 걸 다 쓰고
자기 생활비까지 다 썼더라고요. 모르는 사람한테 돈도 많이 가고..."

현재 김 씨는 주주들의 말이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김 씨의 변호인은
상당 부분은 무혐의 처리가 됐고,
일부는 기소로 검찰에 넘겨졌다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6월 기준 회사 통장의 잔고는 0원.

세계 최초라며 촉망받던 공장은 다 짓고도
한 번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채 
빈 깡통이 되어버렸습니다.

MBC뉴스 김단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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