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눈먼 길고양이' 구조작전.. 훈훈한 쪽지 릴레이

입력 2024-02-07 09:27:42 수정 2024-02-07 09:27:42 조회수 10

(앵커)
요즘 반려묘뿐 아니라 길고양이에게도 먹이를 챙겨주는 등 동물과의 공존이 사회적인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년간 사랑을 받아왔던 길고양이 한 마리가 어느 날 사라지면서 주민들의 궁금증과 걱정이 컸다고 하는데요,

주민들이 벽에 메모를 서로 붙여 돕기에 나서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주문화방송 이주연 기자입니다.

(기자)
마트 주차장 한쪽 구석에 놓인 터줏대감 고양이의 집.

파란 지붕 위로 글자가 빼곡한 쪽지가 여러 개 붙어 있습니다.

몇 년 간 주민들의 사랑을 받던 길고양이의 행방에 관한 내용입니다.

왜 이런 쪽지가 붙었을까.

어느 날, 고양이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 진아연/인근주민 
"초등학생 때부터 있었으니까 꽤 있었어요. 여기 벤치에 앉아있고 집이나 이런데 들어가 있고(했는데), 한 달 정도 된 것 같아요. 안 보인 지."

사람을 잘 따르고 애교가 많아서 인근 주민들과 마트 손님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길고양이. 

어느 날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듯 이리저리 벽에 부딪치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주민 한 명이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고 구조 활동에 나서면서 설명 쪽지 붙이기가 시작됐습니다.

* 설미나 
"얘가 평소답지 않게 소심하고 걷지도 못하고 이러는 것 같아서 가보니까 동공이 좀 텅 비어있는 것 같더라고요. 병원에도 데리고 갔어요. 갔더니 '눈이 안 보인다'(고 해서 데려오게 됐어요.)"

따뜻한 방 안에서 살게 된 고양이는 '참치'라는 이름도 얻게 됐습니다.

차가운 야외 벤치 대신, 이렇게 소파 위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 자리 잡은 '참치'. 
장난감에는 관심이 없지만, 간식도 곧잘 먹고 새로운 집에도 제법 적응했습니다.

하지만 참치의 눈은 완전히 멀어 치료방법이 없는 상황.

* 김관형/00동물 병원 원장 
"망막 쪽에 영양 공급이 안 되게 되고, 결국 시력을 잃게 됐는데, 만약에 구조가 안 됐으면 아마도 생활이 힘들겠죠."

감사함을 전하거나 진료비를 보태겠다는 쪽지가 연이어 붙으면서 소통은 오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커뮤니티에도 '걱정했다는데 다행'이라는 댓글과 좋아요가 수십 개 달리는 등 눈먼 길고양이 사연이 훈훈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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