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잘못 덮어주고 땅도 줬는데".. 영월군 뒤통수?

입력 2024-03-08 10:31:42 수정 2024-03-08 10:31:42 조회수 9

(앵커)
강원도 영월군에서는 
묘원 봉안당 신축을 둘러싸고
한 주민과 영월군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의 잘못을 눈감아주고
이를 덮어주기 위해 땅까지 내놓았더니
어느날 갑자기 이 주민이 운영하는 캠핑장 옆에
영월군이 봉안당을 짓겠다고 나선 겁니다.

원주문화방송 이병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월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김호규 씨 부부.

이들은 지난 2022년 겨울,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문을 연지 4개월 된 캠핑장 바로 뒤
영월군이 운영하는 공설 물미묘원에 
대규모 봉안당이 생긴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봉안당은 최근 들어 공사가 시작됐고
연말이면 완공될 계획입니다.

봉안당이 들어오는 묘지 앞 공터입니다.
이제 곧 공사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렇게
자재도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1년 귀농한 김 씨 부부는
묘지가 있는 건 알고 왔지만,  
봉안당이 생기는 건 몰랐습니다.

다른 시설이 들어오는지 알아봤었지만
일반인이 알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2022년에
봉안당 신축 주민설명회가 열리면서
알게 된 겁니다.

* 김호규 / 영월군 주천면
"2018년도에 야영장 허가를 해줬는데 
그때도 일체 말 한마디 없었고, 
22년도 7월달에 이 캠핑장 다시 재허가
받을 때도 (아무 말도 없었다)"

김 씨가 더 화가 나는 건 귀농하던 당시
영월군의 실책을 눈감아주고
땅까지 기부채납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김 씨는 집을 짓기 위해 측량을 했다가,
물미묘원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자신의 땅을 침범하고 있는 걸 알게 됐습니다.

* 김호규 / 영월군 주천면
"506평방미터니까.. 여기서부터 이 앞에 트럭 있는 데까지"

심지어 이 도로는 2011년 당시까지
지목상 도로도 아니었습니다.

사유지를 침범한 채 영월군이 무단으로 
사용한 것인 만큼 그간의 사용료와 
매입 보상비 등을 받을 수 있는 문제였던 셈입니다.

김 씨에 따르면 당시 영월군은, 
차후에 문제가 될 걸 염려해서
도로에 포함된 땅 570㎡ 가량을
기부채납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만약 군이 이 땅을 사들이게 되면 
기록이 남아 담당 공무원들이 다친다는 얘기였습니다.

* 김호규 / 영월군 주천면
"여지껏 한 사람들이 옷을 벗고 하면 뭐합니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봐준 게 
오늘에 이렇게 당하게 된 거죠"

잘못도 눈감아주고 땅까지 줬지만 
돌아온 건 캠핑장 뒤의 '공설' 봉안당과
"법대로 하라"는 영월군의 말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월군은,
"1997년에 장사시설로 도시계획이 됐지만
내부에 구체적으로 봉안당이 생기는 게
결정된 건 2022년"이라며,

"봉안당은 묘원에 매장할 수 있는 자리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대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이병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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