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조한 지 일정 연수를 초과한 배는
운항을 못 하는 개정 유도선법이
지난해부터 시행됐습니다.
새로운 배를 만들지 못하면
면허가 취소되는데,
2년 동안은 새로 취득할 수도 없습니다.
춘천에서도 첫 사례가 나왔는데,
선주는 이게 부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춘천문화방송 이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65살 최인규 씨는 수몰민입니다.
50년 전 소양강댐이 생기면서 물에 잠긴
마을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고향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소양호 옆 산자락에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최 씨는 25년 전 배 한 척을 사서
소양호를 건너 다녔습니다.
그런데, 올해 갑자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배를 몰기 위해 필요한
'도선사업면허'가 취소된 겁니다.
* 최인규/춘천시 북산면
"당장 농사철이 됐는데 들어가서
뭐라도 해야 되는데 못 가잖아요.."
지난해 건조한 지 25년이나 30년이 된 배는
운항을 금지하는 '유선 및 도선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됐습니다.
배를 새로 만들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되고,
앞으로 2년 동안 면허 취득도 불가능합니다.
최 씨는 그 기한이 올해 1월 1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최 씨는 이 때까지
새 배를 만들기 위한 절차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춘천시는 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지난 달 면허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 최인규/춘천시 북산면
"(기존 배의 선박)검사 증서에는 5월 9일까지 돼 있어요.
올해. 그러니까 5월 9일까지 연장이 된 걸로 저는 알고 있었고."
최 씨는 면허 취소 청문에서도
새 배를 만들고 있는 점 등을 들어
면허 취소가 불가하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춘천시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다른 선주들도 최 씨에 대한
춘천시의 조치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 유선사업자
"배를 만들어서 왔는데, 담당 공무원까지도
현장 가서, 배 만드는 공장 가서 사진까지 찍고.."
그럼에도 춘천시는 최 씨의
면허 취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최 씨의 배가 '선박 검사'를 통과했어도
개정된 유도선법에 따라 선령 30년이 지났고,
그때까지 최 씨가 새로운 배를 못 만들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또, "면허 취소가 불가하다는
청문 주재 변호사의 의견이 있었지만,
추가 법률 자문 결과, 면허 취소 외에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최 씨는 면허 취소 처분을 막기 위해
행정심판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 최인규/춘천시 북산면
"다닐 길이 막막하잖아요. 물로 걸어 다닐 수 있는 힘도 없고,
옛날처럼 노 젓고 다녀도 이제는 안 되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 대비해 지난해에는
새로운 배를 만들고 있을 때는,
면허 취소 처분을 면제하는
유도선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MBC뉴스 이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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