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의병대장 충혼탑에 친일파 추도사.. 70년째

입력 2024-03-12 10:00:07 수정 2024-03-12 10:00:07 조회수 5

(앵커)
일제에 항거해 봉기에 나섰던 
민긍호 의병대장의 순국 제116주기 묘제가 
강원도 원주에서 봉행됐습니다. 

그런데, 묘지 앞 충혼탑에는 
친일파가 쓴 추도사와, 의병대장을 깎아내리는 
표현이 적혀있어 그동안 논란이 돼 왔는데요. 

더 늦기전에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원주문화방송 유주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민긍호 의병대장의 묘역에서  
순국 116주기 묘제가 봉행됐습니다.

민긍호 의병대장은 1907년
일제의 군대해산 명령에 항거해
원주에서 봉기했다 다음 해 순국한
독립운동가입니다. 

그런데 묘역에 함께 세워진 충혼탑에는
친일파가 쓴 추도사가 적혀 있습니다. 

민긍호 대장의 묘지 바로 앞입니다.
1954년 세워진 충혼탑에는 친일파 출신 정일권
당시 육군참모총장의 추도사가 그대로 새겨져 있습니다.

교묘하게 민긍호 의병대장의 격을 낮추는 
표현도 들어가 있습니다.

충혼탑에 쓰인 대장이란 글자에는 
다른 의병 대장들에게 쓰인 
'큰 대', '장수 장'자 대신 
'무리 대', '길 장'자가 쓰였습니다. 

민 대장의 격을 낮춘 잘못된 표현입니다.

* 이기원/민족문제연구소
"적어도 정규군으로서 대장의 의미로서
예를 하고 대우를 해주는 게 바람직한데
우두머리라는 의미로의 대장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죠."

이런 문제가 불거진 건 이미 십 수년 전.

당시 시장까지 나서 묘 이장과 함께 충혼탑을
재건립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변한 건 없습니다. 

늦게나마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 이상현/원주문화원 원장
"그 기념비(충혼탑) 내용에 대해서는
항일의병장한테 친일파가 시문(추도사)을
썼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보고요.
이것이 검토가 돼서 재조명 시켜서
계획을 가져보도록 노력은 하겠습니다."

충혼탑을 무작정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을 설명하는 자산으로 보존하면서, 
새로운 비석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 곽문근/원주시의원 
"또 다른 제2의 기념탑(충혼탑)을 세워서
그러한 과거의 흔적들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아직은 제안하는 정도고요.
중론을 모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70년 이어진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이제는 과감하게 행동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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