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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살다 죽어요"..장맛비 줄줄 새는 '50년 아파트'

김철원 기자 입력 2024-07-02 16:45:54 수정 2024-07-02 16:48:57 조회수 109

(앵커) 
장마철 시름이 더 깊어지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노후 아파트 주민들인데요.

빗물 누수가 심해 집집마다 곰팡이에 
화재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습니다.

장마철이 되면 그야말로 공포를 느낀다고
하는 주민들을 김규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주말 동안 100㎜ 가까운 많은 비가 내린 
목포 시내 한 주상복합 아파트.

꼭대기 층인 6층 집안에 들어가 보니 
천장에서 물이 뚝뚝 흐릅니다.

바로 위층 옥상에 고인 장맛비가 
아래층으로 줄줄 새는 겁니다.

"떨어진 빗물로 바닥이 흥건하고 
방안 가득 곰팡이가 피면서 악취가 진동합니다."

6년 전 이 집을 장만했던 50대 집주인은 
도저히 살 수가 없다며, 
입주 한 해 만에 이사를 나갔습니다.

* ○○ 아파트 전 주민
"거기 살다가 죽죠. 곰팡이에 그리고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어떻게 살겠어요? 모든 게 막 냄새나고 습하고. 비만 오면 늘 새고.."

같은 층에 살던 80대 이웃도 끝까지 버티다 
석 달 전 결국 사는 곳을 옮겼습니다.

빗물이 전선에 스며들면서 
누전으로 불꽃이 튀는 등 
화재 위험에도 노출돼있기 때문입니다.

* 김지승/○○아파트 관리소장 
"여기가 전등이 있던 자리에요. 물이 뚝뚝 떨어지면서 스파크가 일어났어요. 
위험했죠. 불날까 봐. 그래서 바로 새벽에 이렇게 옮겨드리고.."

지난 1957년 지어져 
햇수로 50년 된 낡은 아파트.

수십 년 세월을 버티지 못한 채 
곳곳에 금이 가고 누수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사람들이 떠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전체 47가구 가운데 절반가량인 
24가구, 28명만 상시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는 
70대 주민도 이웃을 하나 둘 떠나보내고 남아 새는 빗물에 임시방편으로 대야를 놓고 
버티고 있습니다.

* 정방금/○○아파트 주민
"물이 새고 있으니까 잠이 안 오려고 그래. 남편도 없이 나 혼자니까 무섭잖아. 
장마만 아니면 그렇게 많이 안 새니까 버텨볼 텐데 장마에 계속 새면 어떻게 하냐고.."

전남 지역에 오는 12일까지
많은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노후 아파트 주민들의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규희입니다.


#노후아파트 #장맛비 #누수 #곰팡이 #화재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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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원 panicani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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