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2주간 10권 팔아"..'한강 신드롬' 소외된 작은 서점들

허현호 기자 입력 2024-10-25 10:20:22 수정 2024-10-25 18:00:46 조회수 101

(앵커)
책 판매량 200만 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한강 신드롬'이, 
정작 지역의 작은 책방들만 비껴가고 있습니다.

도·소매를 겸하는 대형 서점들이 제대로 물량을 풀지 않았기 때문인데,
출판업계의 기형적 유통 구조가 드러났다는 지적입니다.

전주문화방송 허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전통시장 청년몰 한 켠에 자리잡은 작은 서점.

서가에 비치된 한강 작가의 책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동화 3권이 전부입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불어닥친 열풍이 무색하게도 
이 서점이 이제껏 팔 수 있었던 한강 작가의 책은 고작 10권뿐,

도매업체는 물론 주요 대형 서점 3곳에서 
주문한 물량을 제대로 보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문주현/독립서점 대표
"(손님들한테) 소식도 전하고 하면서 기쁨을 나눴거든요. 
그런데 그 이후에는 약간 박탈감도 사실 오더라고요. 
왜냐하면 책을 구할 수가 없으니까.손님들의 문의는 정말 많이 오고...."

주택가의 또다른 서점도 마찬가지,

이틀 전에서야 주문한 책이 도착해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노벨상 수상 뒤 2주가 지나다 보니 문의도, 관심도 줄었습니다.

교보문고 등 대형 서점 3곳이 엿새 만에 100만 부 넘게 판매하는 동안, 
그래도 사정이 가장 낫다는 이 서점이 2주 동안 판 책은 60권 수준입니다.

도·소매를 겸하는 대형 서점들이 
책을 독과점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진 뒤에야 
교보문고는 '상생'을 내걸며 2주만에 물량을 풀었습니다.

이제는 편의점까지 한강 작가 책 판매에 나섰다는 소식까지 들려오니 
동네 서점들은 맥이 풀릴 따름입니다.

* 이지선/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사업기획국장
"(출판사들이) 큰 서점이나 빨리 고객한테 가 닿을 수 있는 
인터넷 서점에 물량을 많이 보낸 것이 원인이었죠. 
동네 책방들이 거의 거래를 하는 도매처에 물량 공급을 해줬더라면...."

급기야 전국의 수백여 서점들은 '상생 마케팅'이 아닌 근본 대책을 원한다'고 
최근 성명까지 내며 기형적 유통 구조의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2년 전 서울의 한 독립 책방의 주인은 
"동네 서점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하게 됐다"며,

익명 인터뷰를 통해 동네 서점의 긍정성을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인터뷰에서 소개된 '책방오늘,'의 대표는 다름 아닌 한강 작가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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